복잡해 보이기만 할 뿐 쉽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안녕하세요. 옴스입니다.
SK그룹 상반기 공채가 시작됐습니다. 텔레콤, 브로드밴드, 하이닉스, 네트웍스, 이노베이션, E&S, 머티리얼즈, 실트론까지 거의 전 부문 채용입니다. SK하면, 자소서 작성이 어렵기로 소문난 기업이기도 합니다. 항목이 길고, 세부적으로 요구하는 사항들도 많고, 한 항목 당 1000자씩 작성해야 되다 보니 많은 지원자들이 멘붕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원자들이 자소서 항목을 '공식'처럼 접근하기 때문에 자소서 작성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소서 항목을 질문 그대로 받아들이고, 차분하게 고민하다보면 각 질문에서 지원자에게 묻고 있는 주제와 내용이 보다 명료하게 보이게 됩니다. 질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풀어내면 된다는 본질은 자소서나 면접에서나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사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작성의 핵심입니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출간, 브런치 위클리 매거진 연재 종료 기념으로 SK그룹 자소서 항목을 '질문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지' 하나씩 풀어봅니다.
(항목은 기업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텔레콤 같은 경우에 지원 직무에 따라서 한 개 항목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제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으니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이 공통항목들이기 때문에 아래 내용들만 참고하셔도 충분히 모든 SK그룹 계열사 자소서 작성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에서도 계속 강조했지만 '역량', '키워드', '인재상' 같은 것들은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자소서 항목에 적합한 경험, 그리고 질문에 제시된 내용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잘 드러낼 수 있는지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1. 자발적으로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끈질기게 성취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 본인이 설정한 목표/ 목표의 수립 과정/ 처음에 생각했던 목표 달성 가능성/ 수행 과정에서 부딪힌 장애물 및 그 때의 감정(생각)/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노력/ 실제 결과/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메인 질문만 신경 쓰셔도 충분합니다. 질문은 스스로 높은 목표를 세운 뒤 노력해서 이룬 경험을 묻습니다. 그렇다면 지원자가 생각할 것은 '내가 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노력했던 경험'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는 것이지 여기서 높은 성과, 대단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게 아닙니다. 우선,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적합할 것으로 보이는 소재들을 떠올렸다면, 각 경험 별로 '내가 이 경험 속에서 세웠던 높은 목표'는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보고, 그런 목표를 세우게 된 상황/배경 설명을 함께 제시해봅니다. 이때 무작정 '500만원 판매를 달성해보고자 목표를 세웠습니다', '공모전 수상을 목표로 했습니다'와 같이 근거도 이유도 없는 무논리 목표 설정을 제시하는 지원자들이 많은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밑도 끝도 없을 뿐더러 신뢰성도 떨어집니다. '매달 200만원에서 머물고 있는 매출 살펴보니 주력제품이었던 도시락과 삼각김밥의 재고소진율이 00% 밖에 안된다는 점을 파악하고, 프로모션과 모객을 통한다면 100만원의 추가 매출을 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된 이유/근거와 함께 목표를 제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다음은 당연히 본인이 수립했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웠던 계획, 문제해결방법들이 따라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세웠다는 자체가 플랜이 있었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무언가 문제를 보았으면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모든 지원자들의 본능이니까요. 앞 문단에서 제시해본 흐름에서 보자면 '모객을 위한 전략도출', '프로모션 전략 도출'의 두 가지 줄기가 있을 것이고, 각각의 관점에서 어떤 이유로 어떻게 모객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떤 이유 때문에 어떤 프로모션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풀어간다면 자소서 작성의 80%는 끝납니다. 여기에서 중간에 부딪혔던 어려움이나 장애물들이 있었다면 디테일만 조금 더 드러내주면 그만입니다. '판매하는 과정에 있어서 적정재고를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자칫 과도한 구매는 비용증대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와 같은 식으로 작성해보면 되겠죠? 마무리는 그냥 마무리일 뿐 ~ 그 결과 어떻게 되었는지만 살짝 드러내주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노력했는지를 볼 수 있는 그 과정 자체입니다.
2. 새로운 것을 접목하거나 남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문제를 개선했던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 기존 방식과 본인이 시도한 방식의 차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계기/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의 주변 반응/ 새로운 시도를 위해 감수해야 했던 점/ 구체적인 실행 과정 및 결과/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남들이 생각지 못했던 방식, 접근, 고민이 있었던 경험이라면 어떤 것도 작성해볼 수 있습니다. 대단한 발명과 혁신, 창의적인 발상일 필요는 없습니다. 강박에서 벗어나 남다른 시각에서 의견이나 생각,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경험들을 중심으로 가볍게 접근해도 충분합니다. 차이는 '결과의 크기'가 아니라 '접근하는 과정의 구체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먼저, 1번 항목과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대한 설명이죠. 엄청 새롭고, 톡톡 튀는 무언가를 찾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기존과 무엇이 어떻게 달랐는지' 자체를 제대로 드러내는 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기존'은 분명히 문제가 있었을 겁니다. 그 기존의 문제를 나는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어떤 관점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떤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각자가 기존 상황을 바라보면서 갖게 된 '문제인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지원자가 갖게된 문제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의견/생각이 제시될테죠. '매출을 증대해야 한다는 강박도 중요하지만 수익성을 개선하고 관리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 또한 매장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와 같이 어떤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봅니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마주했던 어려움과 난간 등이 있었다면 그대로 드러내면 됩니다. '기존 창고에는 재고가 분류도 없이 들어오는 순서대로 쌓이다보니 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정확한 재고확인이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어떤 식으로 이런 내용들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땡땡땡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됐다'와 같은 식의 접근입니다.
그 뒤부터는 내가 제안한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했던 행동이나 노력들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나가면 됩니다. 작성 시에는 최대한 구체적, 단계적으로 접근하시면 좋습니다. '먼저 창고의 재고를 분류 별로 한 곳으로 몰았고, 크기 별, 입고일자 별로 정리했다. 재고가 겁나게 많아서 협소한 공간에서 재고를 정리하기 어려움이 있었지만 ~~~ ~~~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와 같은 식으로 작성해보시면 되겠죠? 이렇게 기존의 문제, 지원자가 문제에 대해서 갖게 된 문제인식, 해결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과정과 행동들을 차례로, 하나씩 풀어나가기만 해도 자소서 작성은 끝~~~~!!
3. 지원 분야와 관련하여 특정 영역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전문성의 구체적 영역(예. 통계 분석)/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학습 과정/ 전문성 획득을 위해 투입한 시간 및 방법/ 습득한 지식 및 기술을 실전적으로 적용해 본 사례/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경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교류하고 있는 네트워크/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여기서는 시작이 중요합니다. 사실 지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나는 딱히 전문성이 없는데'라는 점입니다. 사실 내가 대놓고 텔레콤, 이노베이션 입사를 준비한 게 아니고서야 IoT관련 경험, AI 경험, 유가 관련 지식, 국제 정세 등에 대한 지식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그렇게 전문성을 단어 그대로 접근하게 되면 사실 상 전문성을 갖고 지원하는 지원자도 극소수일 뿐더라 대부분은 지원 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무슨 CPA, CFA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석사를 AI를 한 것도 아니고 ...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의 재정의가 필요합니다. '나는 지원하는 회사/산업/직무 분야와 관련해서 이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식입니다. '다양한 개발자들과 작업해본 경험은 AI, IoT와 같이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이다', '나는 다양한 프로젝트, 공모전을 통해 단련된 나만의 기획적 사고력이 service planning에 있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적 사고란 이런 이런 process 중심의 사고이며,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는 힘이 있다. A라는 프로젝트에서 ~' 라는 식으로 전문성을 정의한 뒤에 내가 제시한 주제에 맞는 경험을 제시해보면 되겠습니다. 꼭 관련된 경험이 있어야만 취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면서 해당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통해서 지원 직무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전문성이나 역량을 자신만의 경험과 연결시켜볼 수 있습니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에도 계속 강조했던 '직무에 대한 이해와 학습'이 사실은 위 같은 직무역량 항목 작성의 열쇠입니다. 아래 글도 같이 한번 참고해봅시다.

4. 혼자 하기 어려운 일에서 다양한 자원 활용, 타인의 협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며, Teamwork를 발휘하여 공동의 목표 달성에 기여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관련된 사람들의 관계(예. 친구, 직장 동료) 및 역할/ 혼자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유/ 목표 설정 과정/ 자원(예. 사람, 자료 등) 활용 계획 및 행동/ 구성원들의 참여도 및 의견 차이/ 그에 대한 대응 및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구체적 행동/ 목표 달성 정도 및 본인의 기여도/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
내용이 깁니다. 하지만 핵심은 분명합니다.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을 타인과 같이 했던 경험'이라는 내용만 머리 속에 넣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혼자서 하기에는 버거웠던 상황과 경험을 먼저 떠올리고, '어떤 일, 무슨 상황이었고, 왜 그 일이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해봅니다. 당연히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그 어려웠던 일들을 누구와 어떻게 분담했거나 요청했거나 함께했는지를 하나씩 차례대로 풀어나가봅니다.
'내가 A회사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타당성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자료수집과 번역과 데이터가공이 필요했다. 자료수집은 방대하게 하는 게 중요했는데 나는 전체적인 가설설정과 기획을 담당했기 때문에 전담할 수 없었고, 조원들과 시장 별, 권역 별로 나눠서 조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료가 스페인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었는데 ~~~~'와 같은 흐름으로 작성한다면 혼자서 할 수 없었던 일, 각각을 어떻게 타인과 협의하면서 해나갔는지가 충분히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인 뼈대는 이렇게 잡고, 중간중간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들, 예를 들면 시장조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선호하는 시장, 선호하는 주제가 달랐는데 어떻게 의견을 조율했으며, 자료를 요청했는데 기한을 넘어서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어 어떤 식으로 일정을 땡겼다거나 협조를 구했는지 등등, 해결과정에서 있었던 물리적/심적 어려움들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해결해나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면 되겠습니다.
5. 직무 역량과 관련된 경험 중 가장 힘들었던 위기상황은 무엇이었으며, 그 위기를 어떠한 노력으로 극복하였는지 서술해 주십시오. (최대 10단락)
- 해당 경험을 하게 된 이유/ 가장 어려웠던 점/ 극복하기 위한 본인의 노력/ 결과/ 느낀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
- 경험의 진실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잘 드러나도록 기술할 것
3번에 힌트가 있습니다.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야만 직무 역량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직무에 필요역량을 제시하고, 해당 역량과 관련된 경험을 자유롭게 제시해볼 수 있습니다. 재무회계 부서에 지원하는데 꼭 재무회계 관련된 업무였어야만 직무역량이 아니라 '재무회계'부서는 다양한 시장관계자들과 접점을 만들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업무인 만큼 적극적인 태도와 논리적인 설득력은 필수다. 소통의 부재로 생겼던 ㅇㅇㅇ ㅇㅇㅇ 의 문제를 관계의 재정립과 개선을 통해 극복했던 경험이 있다'라는 식으로 주제를 제시해서, 관련된 경험을 풀어나갈 수도 있습니다. 직무역량은 내가 설정하기 나름이라는 사실. 잊지말긔
자소서 항목 마다 정해진 작성 공식 같은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공식적인 접근들이 지원자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생각 전개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뿐입니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에서 강조하는 바도 동일합니다. 자유로운 생각의 제시, 그리고 논리적인 설득을 위한 과정과 본질에 대해서 치열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기업 자소서는 어떻고, 공기업 자소서, 교직원, 경력직의 자소서는 어떻게 다르다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자기소개서는 결국 자기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게 & 설득력 있게 드러내는 하나의 형식이고 수단이라는 점에서 지원 분야 마다 하등의 차이가 없습니다. 사기업, 예체능(디자인), 공기업, 교직원, 대학원, 승무원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기소개서라는 본질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때로는 다수가 갖고 있는 사회적 통념이 편견일 수도 있음을 알길 바라며, 자신감 넘치고, 설득력 있는 자소서 작성을 통해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SK그룹.. 나도 가고싶다 ^^..
끝.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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