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승무원 자소서 이렇게 쓰면 떨어진다.
항공사에서는 일 잘하는 알바생을 원하지 않는다. 차별화가 기본이다.
오늘은 자소서 작성법 기본원칙을 승무원 자소서에 적용해 보면서 승무원 자소서 작성 시에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떠한 방향으로 작성을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내용까지 얘기해 보려고 한다.
# 승무원 자소서와 일반 대기업 자소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필자는 자소서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자소서는 결국 인사담당자가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원직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문제없이 회사생활에 적응하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우리가 할 일은 지원하는 회사, 지원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을 면밀히 분석한 뒤에 인사담당자가 나라는 사람이 회사에 적합한 사람임을 평가할 수 있도록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필자가 집필한 발로 써도 붙는 자소서라는 도서도 결국 자소서라는 글의 본질은 동일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지원 분야, 지원 직무에 관계없이 나의 경험과 생각을 충분하게 표현하고 인사담당자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가 일반 대기업 지원자들의 자소서 뿐만 아니라 미대생, 공대생, 승무원 준비생,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법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졸업생 등의 자소서까지 두루 첨삭하고 조언을 해올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필자가 갖고 있는 자소서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바탕이 되어 있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승무원 준비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대기업 지원자들보다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필자가 보면서 느낀 승무원 지원자들이 작성하는 자소서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올바른 작성 방향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자소서의 본질은 결국 같다.
승무원 자소서도 마찬가지다.
# 다른 지원자들과 남다른 나만의 매력, 개성 등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가 기본이다.
필자가 발로 써도 붙는 자소서에서 강조하는 자소서 작성법 제 1원칙이 있다. 바로 '차별화'다. 남들이 얘기하지 않는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장점, 특징, 강점 등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마 이렇게 얘기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너무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다르게 표현해 보자면 '남들 다 하는 얘기를 내가 똑같이 하고 있다면 곧바로 흔남, 흔녀가 되어 묻혀 버리기 십상이다'라고 얘기해 볼 수 있다. "나는 아닌것 같은데"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구별은 커녕 남들 다 쓰는 유사한 소재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이다.
지원동기를 쓰라고 하면,'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내 마음이 뿌듯해진다''다양한 알바를 하면서 고객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해지더라''해외를 돌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게 좋기 때문에 국제캐빈승무원에 지원한다'
성장과정을 쓰라고 하면,'10년 넘게 양로원, 고아원에서 나눔을 실천하시는 부모님을 보며...''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나누고, 어루만지며...''3남매의 맏이로서 동생들의 학업과 생계를 책임지며...'
와 같이 절대다수의 지원자들이 '저는 서비스를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저는 타인에게 베풀며 행복을 느낍니다' 라는 내용으로 자신들의 자소서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님만 모른다. 너님이 쓰신 그 내용을 다른 승무원 지원자들도 죄다 똑같이 쓰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승무원 지원자들 90% 이상이 자소서에 껍데기만 다를 뿐 결국 하나같이 '난 Born to be servicing' 이라는 메시지만 전달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루에도 수백 개의 자소서를 읽고 평가하는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남들 다 하는 얘기를 껍데기만 다르게 다시 반복하는 지원자의 자소서를 주의 깊게 볼 인내가 없다. 차별화에 실패하면, 인사담당자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당연히 다음 기회를 얻기는 더더욱 힘들 수 밖에 없다. 일반 대기업에 지원하는 취준생들보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더 많이 두드러진다. 승무원하면 'Service'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온통 서비스 정신과 친절함, 배려라는 단어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좀 더 강하게 한 마디 추가하자면, 이런 말은 진정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필자는 정말, 진심으로, 주변에 자신의 것을 베풀고 나누면서 행복감과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지원자들이 몇 명이나 될지도 의문이다. 반대로 묻고 싶다. 그렇게 친절과 배려, 나눔이 몸에 베신 분들이면 자신이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고, 자신의 시간을 끊임없이 봉사에 할애하고 헌신할 수 있는지. 승무원을 준비하시는 분들 스스로는 정말 그렇다고 확신하시나요?
무조건 서비스 정신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비슷비슷하게 강조하는 자질과 역량, 그리고 진정성 없는 말들에 인사담당자들은 동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나만이 할 수 있는 생각들을 고민해서 인사담당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 항공사에서는 전문서비스 Provider를 원하는 것이지, 일 잘하는 싹싹한 알바생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본인이 서비스에 적합한 지원자임을 강조하는 지원자들이 많다. 해외에 나가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부부에게 친절을 베풀고 Thank you letter를 받았던 이야기, 스x벅스에서 근무하며 고객들 한 명, 한 명의 커피 취향을 기억해서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는 이야기 등. 하지만, 이 또한 너무 단순하고 단편적인 접근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앞서 얘기한 이유와 동일하게 다른 지원자들도 하나 같이 본인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믿기지는 않지만) 본인이 행복감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며, 더 중요한 문제는 항공사에서는 절대 일 잘하는 싹싹한 알바생을 뽑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문제이다.
후자에 이야기한 내용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이야기 해 보자면,
항공사 승무원들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외에도 항공기, 항공시스템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기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각기 다른 긴급상황마다 필요한 응급처치와 대응법 등과 같은 이론적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항공사를 대표할 수 있는 깔끔하고 단정한 용모와 절제된 행동거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즉, 물론 고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서비스 마인드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단순히 고객지향적인 마인드만으로는 기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급,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승객들의 안전과 멘탈까지 책임질 수 있고, 항공사의 이미지까지도 대표할 수 있는 역량과 자질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미 다른 지원자들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고객들을 감동시키고 서비스 마인드를 지대로 갖추고 있다고 어필할 때, 나는 서비스 마인드는 기본이고 다양한 항공 관련 지식과 전문성을 갖추고 고객들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고, 항공사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단정한 외모와 행실을 갖추고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라고 얘기를 해본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자.
모르긴 몰라도 서비스 마인드만 강조하는 지원자보다야 훨씬 낫지 않겠는가.
# 기내 서비스 전문 Provider로서 본인이 가진 남다른 차별점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자.
승무원들도 다른 지원자들과 구분되는 차별점이 없다면 다른 지원자들과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지원자로 묻혀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야만 한다.
그리고, 승무원이 단순히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기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돌발,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사, 의료, 안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고루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서비스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자소서 작성 단계에부터 이에 적합한 역량과 자질을 어필할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하늘을 나는 멋진 Professional Service Provider 승무원의 꿈을 꼭 실현하시길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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