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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건주 Sep 17. 2020

새로 산 건물 월세가 안들어 왔어요 ㅠ.ㅠ

월급쟁이 건물주의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

" 너무 어렵네요.
몇 개월 동안 한명도 안왔어요.
이번달 월세까지 보냈습니다.
문닫을 정도로 힘드네요.
우린 직접적 타격을 입어서
운영이 힘듭니다.


여지껏 몇년 동안
세를 밀린적은 없는데
어렵게 마련했습니다.
조금 더 봐주심이 어떠실지요?
너무 힘듭니다.
좀 도와주세요. 부탁합니다. "

Kat Jayne 님의 사진, 출처: Pexels


코로나가 한창이던,
올해 초,
첫번째 건물
5층에 임차중인 학원 원장님께서
보내온 문자였다.

그렇게
친형과 나는 코로나가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다가 왔음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

아마,
그때만 해도, 월세를 낮춰주는
'착한 건물주' 라는 어색한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던 때였던 같다.

" 형! 그래도 월세를
낮춰드려야 되는거 아닐까? "

그렇게 우리는,
그리 코로나가
오래 가지는
않을것이라는 믿음으로,

또, 성품 좋은 5층 원장님이
저 정도의 문자를 보냈다는 것은

그도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았기에,

받을 월세와
은행에 내야할 이자를
계산해 보지도 않은체

우리는
" 일단 그렇게 하시고!
아무쪼록 코로나 영향이
줄어서 빨리 회복되시길 빌겠습니다. "
라고 문자를 보냈다


------------


그렇게 5개월이 흘러갔다.

매달 그의 반복적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채,

그렇게 우리는 현재까지
월세를 낮춰주고 있다.

말이 좋아, '건물주'지,
우리 또한 은행에
매달 몇 백만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는 생계형 건물주 임에,
' 월세 -(빼기) 은행이자 ' 라는
단순한 공식에
계산기를 두드릴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첫번째 건물의
다른 층은
병원이 임차하고 있어서,
코로나 직격탄에서
조금 피할 수는 있었다.

그랬기에,
병원 원장님께서 보내주시는,
너무나 당연스레 받는 월세가
미안하고 고마울 정도였다.




lalesh aldarwish 님의 사진, 출처: Pexels

그렇게 우리는
다만 몇푼이라도
혜택을 보기 위해,
정부에서 시행하는
'착한 건물주' 세금 절감
정책을 받기로했다

5층 원장님께,
소상공인 확인서를 받아서,
하루 휴가를 내고,
해당 구청으로 갔다.

구청 재산과에가서,
몇개의 서류를 제출하는데,
서류를 작성하는 동안,
구청 직원은 수십통의 전화 상담을 했다.

' 아~ 정말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 '
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그렇게 나는
몇장의 서류를 제출했고,
재산세에서 일부
감면받았다.

못 받는 월세에 비하면,
그리 큰 금액도 아니었지만,
다만 몇푼이라도 건졌다는 생각,

또 나름 누군가를 돕고
혜택을 받았다는 뿌듯함(?) 같은
애매모호한 기분을 가지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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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작년 말 코로나 전에,
매입을 추진하려고 했던,
건물이 눈에 띄었다.


코너자리에 있는
큰 3층짜리 건물로,
대지가 약 200평
되는 꽤나 큰 건물이었다.

Philipp Birmes 님의 사진, 출처: Pexels


몇 년 지나면,
근처 재개발이 되면서,
큰 지가 상승이
기대되는 매물이었다.

하지만,
매입 가격이 너무 높고,
임차 업종이 조금 부실해서,
수십번의 방문과 협상을 반복하였지만,
끝내는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매물이었기에,
포기한 건물이었다.


하지만,
점점 건물이 가까워 지는데,
건물에 '임대' 라는
플랭카드가,
1, 2층에 붙어 있었다.

' 순간 아찔했다.'

그 건물의
은행 이자만 천만원이 훌쩍 넘는
큰 물건이었는데,

만약 무리해서
건물을 매입했다면,
회사 월급을
대출 이자에 고스란히 바치는
신세가 됬을 것이


-----------


그렇게 몇달이 지나,
며칠전 두 번째 건물 최종 계약을 했다.


처음 건물을 소개 받고 검토했을때가
작년 말부터 올해 초였기에,
나름 코로나 영향을
몰랐던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름 신축 건물이었고,
코로나만 잘 견디어 준다면,

지가 상승과 월세 수익
둘다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잔금을 치르기 한 달 전,
2층의 술집이 월세를
두 달치 못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워낙 장사를 잘 못한다'고
이전 건물주분한테는
들었지만,
월세를 못낼 정도까지는 생각못했다.

그렇게 잔금을 치르고나고,
첫달 월세부터
역시나 못 내고 있다.

다행히 보증금이 넉넉하였기에,
보증금에서 제하면 되겠지만,
무언지 모르게 씁쓸했다.

Cytonn Photography 님의 사진, 출처: Pexels



과거 같았으면,
조금 닥달 할 수도 있겠지만,
요새 같이 코로나 확산세에,
저녁 장사도 못하는 것이 뻔한 상태에서,
월세 달라고 말하기 조차
미안한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매달 몇백만원의 은행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는
생계형 건물주이기에,
참 곤란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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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며칠 전에 읽었던


김미경의 리부트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법)

라는 책이
참 와닿는다.




코로나 시대에,
며칠 전에 읽었던

김미경의 리부트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법)

라는 책이
참 와닿는다.

코로나 시대에,
며칠 전에 읽었던

김미경의 리부트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법)

라는 책이
참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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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리부트에서,
그녀가 마지막에
남긴 말이 와닿는다.

현재 하는 일,
미래에 품은 꿈,
생계를 꾸리는 모든 분들이
이 급격한 변화에 뒷걸음 치지 않고,
포기 하지 않고,
각자의 꿈과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일어서야 할 시간이다.
각자의 상실감에서,
서로의 두려움에서,
우리가 멈춰 선 그곳에서
용기를 내어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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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을 영상으로도 만들어보았습니다

조금 느낌이 다르긴 하네요.! 한 번 보시면 좋을꺼 같습니다.



https://youtu.be/cozK8t0k1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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