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나도 건물주
유튜브 알고리즘이 가끔은
내 마음을 정확히
읽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넘기다
이 제목에서 손이 멈췄다.
9천원 백반 팔아서 32억 건물주.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믿지 않았다.
요즘 세상에 너무 많은 성공담이
너무 쉽게 소비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영상을 끝까지 보고 나서
이건 ‘자수성가 이야기’가 아니라
‘사고방식에 대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스물일곱 살, 이주형.
사람들은 그를 ‘밥통령’이라 부른다.
상도동에서
백반집과 막걸리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화려한 사업가는 아니었다.
영상 속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의외로 아주 조용한 순간이었다.
칠판 앞에 써있는
건물을 매입하기 위한
수많은 고민의 흔적들
공실이 나면 어떻게 되는지,
장사가 안 되면 얼마까지 버틸 수 있는지,
최악의 상황이 왔을 때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지.
그는 ‘잘되면’이 아니라
‘안 될 때’를 먼저 계산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건물 투자는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체력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를 벌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
그는 그 질문에
자기만의 답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건물주가 되었지만
그의 삶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검소했고,
여전히 성실했고,
여전히 조용했다.
140만 원짜리 차를 탄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상하게도 그가 더 믿음직하게 느껴졌다.
성공이 삶을 바꾸기보다,
삶의 태도가 성공을
설명해 주는 사람 같았다.
그는 말한다.
지금보다 10년, 15년 뒤를 보고
건물을 샀다고.
지금은 낡아 보여도,
엘리베이터 하나만 들어가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그 말은
부동산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생 이야기처럼 들렸다.
나는 자영업자가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나 또한 그처럼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이 영상이 오래 남은 이유는
우리의 출발선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이 닮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건물은
누군가에게는 꿈이고,
누군가에게는 부담이지만,
결국엔 선택의 결과다.
나 역시
‘언젠가 건물주가 되면 좋겠다’가 아니라
' 이 선택의 최악을 견딜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다.
그리고 그 질문에
꾸준히 공부했다.
그리고 스스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을 때
그는 비로소 움직였다.
이상하게도
건물을 사고 나서 삶이 편해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요즘은
무언가를 빨리 이루지 못하면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그럴수록
이렇게 천천히,
숫자를 적어 가며,
시간을 믿는 선택이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9천 원짜리 백반에서
32억짜리 건물까지의 이야기가
유난히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한 번쯤은 글로 정리해 보고 싶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지금 막 시작된 고민일 수도 있다.
나 역시 그 중간쯤에 서 있다.
그래서 계속 기록을 남긴다.
시간이 지나
오늘의 계산이
어떤 선택이었는지를
스스로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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