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묘미 May 06. 2020

안녕하세요

삼십 대의 단상

인생은 정말 별거 없는  같아요. 어떠한 직업도 돈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 상태가 되고 엄청난 불안과 고통을 지나고 나니,  삶이란 것을 단지 살아가는 것에만  의미를 두게 되는 거예요. 먹고 자고 생각하고의 반복...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행위를 반복하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문득 드는 거예요. 그러다  죽음도 목도하고 보니 생각이 확실해졌어요.  인생 정말 별거 없구나,  그대로 부질없구나. 어른들이 인생 부질없다는 말씀을 종종 하실 때면  세상에 취하고 즐길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소리를 하시나 웃어넘겼어요. 그런데 지금   시기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인생살이에 운이 받쳐주던 악착같았던 성공하고 돈을 많이 모아봐야 죽음은 면치 못한다. 착하게 살든 악하게 살든 죽음은 언젠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각자에게 정해진 정확한 시간에 닥쳐온다. 물론  속에 행복을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생각은 그래요. 건강하게 사는 것이  번째고.  번째로는 건강하게 살면서 살아있는 서로에게 아침에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  작은  하나가 삶에서 최상의 실천이라는 사실이에요. 아침마다 맑은 햇살 속에 창밖에  있는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새들처럼. 매일 아침 그렇게 작게 지저귀는 것이 최고의 삶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절 때면 부모님은 저희를 데리고 어르신, 사촌, 친구, 동생을 찾아다니며 짧게나마 얼굴을 비추고 안부 인사를 건네는 것이 어린 저로서는 귀찮고 형식 치레 같아 없애버려야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소식이 희소식. 알아서들  사는 것이 인간인데  그렇게 굳이 귀찮게 찾아다니나. 하지만, 이제야 이것이 인간이 사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깨달았어요. 서로에게 그렇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네는 . 그것이 얼마나 모범적인 태도였는지 그때는 전혀 몰랐어요.    명절마다 찾아봬 인사를 드렸던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만약  계시겠지라는 생각으로 이번 명절은 건너뛰자고 생각했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많은 후회를 했을 거예요. 죽음이라는 것은 정말로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지만, 신이 정말로 존재하는 , 인간을 단지 우주의 쳇바퀴 속에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부속품 하나인 것처럼 소모가 되어버리면 - 빼버리는 존재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제 어떻게 빠져나갈지는 아무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 거예요.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그동안 악착같이 붙잡고 있었던 것들에 힘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에요. 이거 아니면 절대  된다는 고집을 부리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조금 느슨하게 저와  인생을  고통 속에서 풀어 주고 싶어요. 고정관념을 깨서 편협한 관점을 바꿔보고 싶어요. 누구보다  좋은 삶은 없어요. 지금   자체가 저에게 가장 소중해요. 지금,  순간 자체는 온전히 나의 것이에요.  한정된 시간을 나만을 위해 그리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 현명한  같아요. 어떤 물질에도 어떤 욕구에도 과소비하려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해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행복할  있어요. 우리들 사람이 중요하고 아침마다 눈을 떠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보고 초록빛 나무 밑에서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고, 마스크를 살짝 내려  속을 상쾌하게 흐르는 자연과 도시의 냄새를 맡고. 언젠가 겪었던 소중했던 기억을 잠깐 떠올려 보는 것이. 일상의 가장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