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경쟁 업체가 된 담당 부장의 사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by 오묘미

사람을 해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난 과묵한 편이기에 업무를 보며 주변 직원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훔쳐 듣는 편이다. 회사에서 나가 사업 수주 경쟁 업체가 된 담당 부장의 짐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옮기며 그의 사연을 엿들을 수 있었다. 담당 부장은 해외로 파견을 나간다고 했다. 수주를 따내지 못했던 것일까. 그리고 조금 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암투병 중인 가족의 이야기였다.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 이건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꼭 마음에 새겨둔 나만의 지론이다. 겉으로는 좋은 말을 하고 뒤에서 욕한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의 심성에 관한 것이다. 활발하고 말이 많은 외향적인 사람의 내면에는 쿠크다스 같은 멘탈에 뜬금없이 극심한 우울에 빠지는 본성이 있다. 반대로, 복잡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차분한 사람은 의외의 상황에 격분하여 갑분싸 상황을 만들거나 활동적인 일에서 깜짝 놀랄 활약을 펼치기도 한다. 담당 부장은 항상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미소를 보며 저 속에 구렁이 백 마리는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또 뒤통수를 맞았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본심을 알기 어렵다. 입이 열려야만 그 속이 흘러나오는데 그것도 100% 진실되지는 못한다. 담당 부장의 사연을 듣고 안 그래도 단내 나는 입을 더욱 꾹 다물었다. 다만, 얄팍한 정보를 듣고 입을 함부로 놀리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슬펐다. 그럼 그동안 그가 짓던 미소는 뭐였던 걸까. 그 참혹한 업무 현장에서 입을 툭 내밀고 일하며 퇴사만 생각했던 날을 떠올리며 통렬히 반성했다.

작가의 이전글회사의 경쟁 업체가 된 담당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