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걷는 말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야심차게 던진 나의 출사표였다. 다만 어떻게 해야 게에서 말이 될 수 있을지, 즉 내가 원하는 무언가에 다다를 수 있을지는 알지는 못했다. 사실 내가 원하는 무언가가 무엇일지를 파악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아직도 커리어적으로 봤을때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내게 있는것은 체력이오, 남는것은 시간일테니 일단 잡히는 것이 무엇이든 한번씩 도전해보기로 했다. 젊은날의 방황이 누군가에게는 청춘으로 비춰질 수 있듯이 나의 맨땅의 헤딩도 훗날 비춰봤을 때 수많은 시도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물론 커리어를 일찍 시작한 덕에 과감할 수 있었던 부분도 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처음 도전했던 것은 놀랍게도 요가였다. 사실 꽤나 웃긴 이야기인데 지금의 와이프를 통해서 우연히 요가를 접했던 적이 있다. 처음 접했을 당시에는 생각보다 어렵기도 하고 요가에 대해서 생소하기도 했었다. 사람들도 내가 평소에 어울리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당시를 계기삼아 꾸준히 요가수련을 이어오던 와이프를 따라 요가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다보니 의외로 내가 요가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어려운 동작들을 배울때에도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몸의 느낌들도 보기와 다르게 민감하게 알아챌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래 심취하게 되고 진지하게 요가를 커리어로 고려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었다(지금도 가끔씩 요가수련을 하고있다).
요가 외에도 그당시 업무로써 진행했던 ISO 9001이나 방폭과 같은 인증에 대한 내용들도 함께 공부해나갔다. 그당시에 처음으로 KC와 같은 제품인증부터 ISO 9001, ISO/IEC 80079-34와 같은 시스템인증에 대한 개념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컴퓨터에 대해서 회사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기도 했으며(물론 그당시에는 너무 원론적으로 접근해서 상당부분 이해하지 못한 것도 많았다), 영업직군부터 SW QA 등과 같이 정말 다양한 분야에 이직을 검토하며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양한 회사들의 BM을 분석하고 업무의 특성들을 알아봤고, 그 외에 정말 잡다하고 소소한 도전들을 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무언가를 더해나갈수록 마음속의 두가지 고민이 점점 커져갔다.
첫 번째로 이 모든 도전들의 종착지를 수렴시키기가 어려웠다. 다양한 도전들을 하며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위해 이러한 도전들을 하고있는지 몰랐다. 나의 심리상태 또한 하나로 수렴될 수 없었다. 경우에 따라 원하는바가 달라졌고 양가적인 마음이 항상 존재했다.
두 번째로, 도전들에 대가를 바라고자 했다. 도전을 하나의 시도로써 바라보지 못하고 무언가의 증명서, 돈, 커리어로 맞바꾸고 싶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래 커리어와 연관되지 않은 도전들은 등한시하게 되었고, 창의성은 떨어졌으며, 동기를 잃어버리고 결과적으로 도전은 빛을 잃어가는 것처럼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생각하지 않고 나아갔다. '일단 시도해보고 느껴보리라', '똥인지 된장인지 일단 먹어 보기는 해야 알것이리라'와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나아갔다.
그런데, 그러다 부상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