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태어난 지 벌써 70일이나 지났다.
그사이 정들었던 산후조리원도 퇴소했고, 정들었던 산후관리사님도 마무리되었으며,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할 것 같은 어린이집의 상담도 끝마친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지난 70일의 소회가 어땠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상대적으로 할만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아기는 나의 생각보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이쁘고 사랑스러웠으며 너무나 큰 만족감과 행복감을 가져다주었다. 울면 우는 대로, 떼쓰면 쓰는 대로 그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심지어 어느 순간 웃기 시작하고 우리의 행동에 반응할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한 감정이 밀려들어왔다. 이제는 말하기 시작하고 걷기 시작하면, 그리고 앞으로 커가며 나눌 마음속의 대화들을 상상할 때면 얼마나 이쁠지에 대한 기대감이 드는 정도에 이르렀다.
물론 새벽에 깨는 날들이 한동안 지속되긴 했다. 대략 3시간 간격으로 일어나서 수유하고 자는 패턴이 한 달 정도 지속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동안 몸도 많이 피곤하고, 생활패턴도 많이 흐트러졌으며, 상대적으로 예민해졌던 것 같기도 하다. 한동안 즐겨 쓰던 글도 새벽수유 기간에는 쓰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운이 좋게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았다. 주말에는 부모님들, 평일에는 산후관리사님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넘어갔고 이따금씩 우울하고 힘들 때면 가족들의 통화나 메신저, 그리고 친구들의 선물공세가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부간에 대화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지속한 부분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어느덧 70일 즈음이 되자 슬슬 밤잠이 길어지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밤잠을 자는 것 같다. 물론 중간중간 깨기는 하지만 이전에 3시간 간격으로 깨서 밥먹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감지덕지다. 그렇게 서서히 아기와의 일상을 적응하며 여유가 돌아왔다. 아기도 서서히 자신만의 생활패턴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우리도 서서히 패턴을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그러다 보니 글을 쓸 여유도 생겨나지 않았나 싶다.
다만 시간적, 체력적 여유와는 별개로 글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태도가 약간은 달라진 부분이 있다. 이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추가적으로 다루고 싶다. 그 외에도 이전부터 어떤 아이템일진 모르지만 사업을 하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의 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보니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역시 다른 글에서 다룰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정리하자면, 벌써 70일이었는데 상대적으로 할만했고 대체적으로 행복했으며, 절대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아마 주변의 누군가가 육아가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지 일장연설을 늘어놓더라도 나는 항상 할만하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우리의 능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래서 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을 보는 몇 안 되는 독자분들 또한 늘 할만하고 행복하며 만족스러운 일상을 보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