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충분한 돈과 시간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누군가는 취미를 원 없이 즐길 수도 있고, 누군가는 학문을 깊게 탐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여행을 다니거나 기부를 하는 등의 생각하지 못하는 각자만의 다양한 선택지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성인 이후의 삶을 돌이켜보면 누군가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부양하며 어느 정도 풍족하게 생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지 않나 싶다. 그러다 보니 나의 경우에는 아이와 아내랑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들을 글로써 풀어내며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소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면 깊숙이 자리한 욕망을 들여다보면 이 소박함이 나의 가장 큰 소망이었다.
다만 모두가 그렇듯이 소망은 소망일 뿐이고, 소망과 현실 간의 간극은 꽤나 있는 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소망을 이루지 말라는 법 또한 없다. 꾸준히 소망과 가까워지길 바라며 환경을 개선해오고 있다.
앞서 말했듯, 나는 누군가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데 성인 이후의 삶을 집중했다.
아내와 연애시기에는 멀리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아 서울소재의 스타트업에 입사했으며, 어느 순간 늘 붙어있고 싶은 마음이 들어 전세자금과 결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직으로 연봉을 높여나갔다. 또한 처음 입사했던 스타트업에서 좀 더 자유로운 외국계 기업으로, 그리고 주 4일 근무하는 또 다른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이어나가며 함께하는 시간 또한 점점 늘려나갔다. 그렇게 나로서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서울소재에 주 4일 근무,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과 그에 따른 책임과 권한을 받은 환경이 조성되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일단 아이가 태어나니 너무너무 이뻤다.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으니 그 무엇보다 행복한 감정들이 밀려들어왔다. 없으면 눈에 아른거리고, 있으면 항상 웃음꽃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다 보니 욕심도 함께 움트기 시작했다. 아이와 좀 더 함께 있고 싶고, 크는 모습을 좀 더 눈에 담아두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수입을 늘려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었고, 무엇보다 사회적인 변수에 휘둘리지 않을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지고 싶어졌다.
다만 앞서 말했듯 나의 직업환경은 가정생활을 즐기는 직장인으로서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사람인, 링크드인, 블라인드 등 오만가지 취업사이트들을 뒤져봐도 찾기 힘든 조건이었다. 아마도 예상컨대 나의 남은 직장생활에서도 이만큼 좋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들 기도 했다 (물론 요즘 시대가 변하는 것 같긴 하다).
'직장인'으로써는 말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직장인을 꿈꾸진 않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탓인지 막연하게 과학자, 엔지니어를 꿈꿨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무얼 알겠는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조직이나 단체에 속하고 군림하는 것에 익숙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단지 먼저 태어났다고 생기는 권력부터, 조직에 먼저 들어왔다고 생기는 위계, 학력에서 오는 위시부터 큰 조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까지, 관습이 적용되는 것들로부터 당최 익숙해지기 쉽지 않았다.
이전에 선택한 회사들도, 앞서 얘기했던 소망의 관점이 아닌 커리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얕고 넓은 지식들을 탐구하며 나의 경계를 확인할 수 있는 회사들이었으며 의사결정권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언젠가는 나만의 회사, 혹은 아이템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업가'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다만 가정을 이루고 난 이후로 사업(커리어)에 대한 생각이 나의 소망과 상충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일단 부딪혀보던 도전들도 현상태의 만족감과 안락감에 영향을 줄까 두려워 주저하게 된다. 사업 또한 성공하는 이들보단 실패하는 이들을 훨씬 많이 보았으며, 성공하는 이들마저 성공 이후의 가족사는 박살 난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나도 그런 수순을 겪게 되어 나의 가족에 영향을 줄까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어떤 형태가 될진 모르지만 내가 갈망하는 소망은 결국 사업이란 진흙 속에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사업을 시도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흔히 얘기하는 성공신화와는 다르게 좀 더 여유롭고 좀 더 낮은 기대치의 사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의 욕심이 지나친가 의심되긴 한다. 그래도 갈망하다 보면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