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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Apr 29. 2016

왜 사냐고 묻거든...1

중년의 커피 뽑기

그때만 해도 길에서 누굴 만나면 내 처지에대해 물을까봐 극도로 날카로워 있었습니다.

시장과 의대가 있는 대학병원은 가까워서 걸어서 5분거리입니다.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시더니 한 작은 가계앞에 멈추어 서셨습니다. 그 가계는 임시로 도자기같은 그릇을 여주에서 가져다 파는 곳이었습니다.

평소 어머님은 그곳을 지나가시며 눈여겨 보셨다고 하셨습니다. 가계에 들어가 "이거 팔아서 가계세가 나와요?"

물으셨고 도자기그릇을 파는분은 가계가 비어 나갈때까지 임시로 그릇을 판다고 했습니다.

어머님은 "이 가계 우리가 하고 싶은데 주인이 누구예요?" 월래 약국이었는데 다른곳으로 옮기며 비어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약국을 찾아가 우리가 이 가계얻고 싶다고 말하고 가계약을 그 자리에서 하자고 하셨습니다. 전세입자도 일주일만이라도 생각을 해 보고 결정하시라 권했지만 어머님은 "이런 자리는 났을때 잡아야 한다" 하시며 서두루셨습니다. 결국 주인에게 줄 보증금과 전세입자에게 권리금까지 주고 가계를 순식간에 얻게 되었습니다.  슬리퍼 끌고 장보러 나왔다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프랜차이즈커피전문점은 아메리카노 1,000원에 대부분의 메뉴가 저렴했습니다.

박리다매로 여러잔을 팔아 수익을 얻는 구조였죠.

대신 로얄티. 가맹비. 관리비를 받지 않고 초기 인테리어비용과 정기적으로 본사물건을 받아 써주면 되고 만약 본사에서 취급하지 않는 품목은 자율적으로 만들어 팔아도 되는 프리 스타일 이었습니다.

사실 전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위가 좋지 않아서도 그렇고 카페인에 약해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빠르게 뛰는 바람에 살수가 없어서 였습니다.

또 한가지 웃지못할 이유는 뜨거운 음료를 잘 못마신다는 겁니다. 예전 친구들이 하도 뜨거운 음식을 먹지 못해서 "너 나중에 처갓집가서 씨암닭 잡아주면 뜨거워서 못먹으면 참 좋아하겠다." 놀릴 정도로 먹지도 만지지도 못 합니다. 어느면으로 보나 나하고는 맞지 않는 일인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커피물을 받다가 손에라도 뛰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그러니 커피전문점 출입도 하지 않았고 국산차만 주로 우려먹던 내가 커피전문점을 한다고?

하지만 사람은 닥치면 하게된다고 어찌하다보니 본사에서 나와 인테리어 계약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영화배우 "공유"같이 잘 생긴 총각이 긴 앞치마를 입고 젊은 여자손님들에게 여유롭게 커피를 만들어주는 것을 상상 할지 모르겠지만. 전 이제 오랜만에 만난 동창이 "그 머리 좀 어떻게 해봐!"라 할 정도로 탈모가 시작되었고 흰머리가 송글송글 올라와 7080클럽이 어울릴 나이가 되었으니 누구말처럼 "서비스 받기 부담스러운 나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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