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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Aug 26. 2016

왜 사냐고 묻거든 47

중년의 커피뽑기,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사람 만나는것이 한때는 그렇게 부담스러웠습니다. 예전 첫 모임에서 둥글게 둘러 앉아 각자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할 때

점 점 다가오는 순서에 가슴이 꽁닥 꽁닥 뛰어서 마음속으로 이야기 할것을 되네였었습니다.


대학때 강의실 앞에나가 과제를 발표 할때

세상에 앞이 캄캄하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그런일이 있고나서 스스로에게 "병신같은놈! 뭐가 무섭다고 계들이 널 잡아먹기라도 하냐!" 라며 자기가 자기를 혼냈습니다.


대인기피까지는 아니어도 처음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스트레스였습니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차지한다."

저에겐 먼 나라 얘기였습니다.

"여자 있으면 돈만 쓰고 귀찮기만 하지 뭐"

라며 스스로 위로 했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나이가 드니 또 먹고 살려니 자연스레 고쳐 지데요.


아직도 많은 사람 앞에 서면 긴장이 되는건 마찬가지 이지만 익숙해 졌다고나 할까요.


커피를 팔다보면 사람들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저희가계는 대학병원앞에 있기에

병원에 관련된 분들이 많이 옵니다.


병원직원들 간호사분들. 특히 간호사분이 받는 스트레스가 많은듯해요. 커피드시며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누구 때문에 힘들단 말을 많이 하네요.


환자들이나 가족분들이 오시면 특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합니다.

얼마전 작은키에 유독 까만 얼굴을 하고 머리는 단발로 자른 어머니와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청년이 왔더랬습니다.


아들의 표정은 차분해 보였고 엄마의 얼굴은 수심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전 그럴때 힘내시라고 말을 건냅니다.

그분 말은 애들 아빠가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어서 그렇답니다.


그리고 몇주의 시간이 지나고 오늘 그분의 아들이 혼자 와서 아이스아메 한잔을 주문하네요. 아는척을 했습니다.

"아버님 좀 어떠세요?"

"돌아 가셨어요."

아! 물어보지 말걸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 보이시던데 잘 위로해 드리세요."

"다른 형젠 없어요?"

"누나가 하나 있어요"

그 말을 하는 엄말 닮아 까만 얼굴의 청년은 아니 청년이라 하기엔 어려보이는 손님의 눈길이 막 흔들리는 겁니다.

그리곤 커필 들고 자리로 가네요.


잠깐이지만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생각나고 아프지 말아야지,

운전 할때 조심해야지...


그러면서 그분의 표정에 동화되 급 우울해지네요. 사람이 살고 죽는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이 감당해야 할 슬픔과 허덧함은 어찌해야 할까요.


지난번 어머님께서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많이 우울해서 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단 말씀을 하셨었죠. 그러나 내가 이러면 안되지 하며 기도로 이겨 내셨다고요.


여장부 같은분도 우울 할 수 있구나.

누구나 얼굴에 수심이 가득 할 수 있구나.

깨닫게 됐습니다. 슬프때 슬프다고

기쁠때 기쁘다고 우울할때 우울하다 말하고 위로해 달라고 말해도 됩니다.


근데요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잘 안되요. 자 알...


걍 또 내가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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