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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Sep 03. 2016

왜? 사냐고 묻거든 48

중년의 커피뽑기 / 비를 맞고

어제만 해도 커피 배달을 하며 땀을 흘렀습니다. 저흰 배달은 하지 않지만 대량주문이 들어오면 배달가능입니다.


단골손님께서 행사가 있으니 아이스 아메 50잔과 쿠키10개를 가져다 달라시네요.

감사한 맘으로 가계난전에서 떡과 고구마를 파시는 할머님의 구루마를 빌려 싣고 가파르지도 안은듯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올라 커피를 배달하고 왔는데 온몸에 땀이 범벅이네요.


그래도 요즘같은때 찬밥 더운밥 가릴때가 아니라 수량만 된다면 지구끝까지라도 갈 판입니다.


그렇게 평소보다 많은 매상에 감사하며 어머님이 입원하신 병원에 들렸다 나오는데 비가 오네요.


평소 같으면 주차된 차로 뛰어가 "비가 오고 지랄" 했을뗀데요 그 날은 그냥 비가 맞고 싶데요.


그냥 서서 오는비를 맞았습니다.

초등학생때 비오는날 우산까지 챙겨주셨는데 비가와 물웅덩이가 생긴곳에서 첨벙거리며 놀다 옷이 다젖어 혼났던 생각도 나고

비오면 강에 고기잡으러 갔던 생각 등등등


그렇게 또 옛일을 추억하게 되네요.


저녁 잠자리에 들며 선풍기 머릴 숙여 고정하고 자는데 잠결에 아들녀석이 추웠는지 선풍길 끄네요. 그리곤 제 품에 파고들어 껴안습니다. 그렇게 둘은 원숭이 새끼마냥 부둥껴 앉고 잤습니다.


아침 일어나자 마자 한 첫마디가 "어우 추워 날씨가 미쳤나봐"

절대 찬바람은 불어올것 같지 않았는데

올것은 오고야 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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