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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Sep 16. 2016

왜? 사냐고 묻거든 49

중년의 커피뽑기 / 늙는다고 느낄때


얼마전 알바를 시작한 큰딸이 한달동안 70만원 넘게 벌었다고 좋아라 하네요.


애써 번돈으로 등록금도 보태고 여름방학 때 여행도 가고, 사고 싶은 신발도 쫙! 사겠답니다. 자긴 신발이 좋아서 신발장에 신발이 깔려 있는게 보기 좋다네요.


그 얘길 들으며 힘들게 번돈을 너무 함부로 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세대마다 다를 것입니다. 우리 때만해도 운동화 하나. 구두 하나. 등산화 하나 이런식으로 용도에 따라 하나정도 구비했는데 뭔 비슷한 신발들을 그렇게 사려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네요.


돈 모아 학자금 대출갚고 결혼준비 자금도 모으고 (넘 앞서서 고민하는듯 하네요.)

독립할 생각도 해야 하는데 신발 살 생각하는 딸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다보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앞날에 대한 걱정들을 사서했습니다.


이제 대학1학년 딸을보면서리...


나이가 들어갈수록 용기도 사라져서 길을 가다가도 애덜과 어깨라도 부딪칠까 급조심하고 운전하다가도 시비라도 붙을까봐

조심조심하게 되네요.


옛날에 "썅"하고 싸우고 "뭘 치다보냐며"

눈깔을 부라리고 학교에서 쳐맞고온 사촌동생 챙긴다고 동생학교앞에서 때린놈 잡아다가 두들겨주고 했는데 이젠 혹 싸움이 나더라도 걍 맞는게 돈버는거다 라 생각하고 살고 있네요.


그냥 손한번 흔들고 먼저 미안하다 말하는게 더 쉬워졌습니다. 싸워 뭐하겠냐!

이렇게 속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비겁해졌다기보다 그냥 이젠 그렇게 살기가 싫으네요. 그래서 애들에게도 "때리지도 말고 맞지도 말라"고 말합니다.


또 추석이 왔네요. 이젠 명절도 싫네요.

뭐 특별할것도 없고요.


인생 다 산것 같은 이 분위긴 뭐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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