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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Oct 07. 2017

중년의 커피뽑기 63

왜 사냐고 묻거든. 명절이 싫어!!!

전 명절이 싫습니다.

좋은데 이유없고 싫은데 이유 없죠!


결혼 전에는 뭘 몰라 긴 휴가 받았다 생각했고 결혼 후 아이들이 생기고 애들엄마 명절 스트레스에 눈치 보느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고 불안해 했던 기억...


아이들 어릴때는 귀엽고 이쁘니 보여드리는 맛이 났는데 지금은 애들 용돈벌이 하러가는 기분이랄까요.


우리집은 중학교때부터 장사를 했는데

"대목"때가 되면 온 가족이 출동을 했습니다. 그땐 정말 명절에 장사가 엄청 잘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도 별로고 대형마트가 생겨 재래시장은 별로 입니다.


손님들께 "명절 좋으세요?" 물었더니 "싫죠!" 라 답하네요!


어느덧 긴긴 명절 연휴의 끝에 와 있습니다. 이곳이 특수 상권이라 그런지 어제 오늘 장사 드럽게 않되네요.


아이들과 여름 휴가도 못가고 해서 선배가 있는 강릉으로 바다를 보러 갔습니다.

가는길도 막히고 오늘길도 막히네요!


실로 오랜만에 간 동해 바다는 그대로 이던데 강릉이 요즘 커피축제를 한다고 하더니 차가 송정해수욕장 주변에 얼마나 많던지  가지고 오지도 못 할 정도로 꽉 꽉 들어차 있네요.


아이들은 바다를 보더니 좋다고 단숨에 뛰어가 발을 담구는데 전 바람불고 추웠습니다.


바닷 바람을 맞으며 밴치에 앉아 몇년만에 만난 선배형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는게 얼마나 팍팍한지 다시한번 확인하며 중년의 두 남자들이 바다를 향해 깊은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그 선배는 자식들 다 커서 잘 살고 있는데

1년에 한 번 연락도 잘 안한다고 무척 섭섭해 했습니다. 급기야 “인연을 끊어야 겠다!”

말하더군요. 부모와 자식이 끊는다고 끊어지는 사이던가요! 그러나 얼마나 속상했으면 그런말까지 할까 생각하니 저도 씁쓸했습니다.


선배형이 사준 회를 맛있게 먹고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이들이 토할것 같다는 말을 뒤로하고


꼬불 꼬불 대관령 옛길을 달려 드뎌 도착했는데 이곳도 사람천지 네요.

대한민국의 알프스인줄 알고 갔는데 입장료 4천원이 아까워 죽을 만큼 볼것도 체험 할것도 없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조금도 없는 양보다 사람이 몇십배 많은 “인떼목장”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 양떼목장보다 삼양목장이 볼게 훨씬 많다네요. 근데 거긴 입장료가

9천원 이랍니다. 헐!!!!


산 을 중심으로 양들이 떼지어 뛰노는 저푸른 초원 푸른벌판을 상상했는데 이건 뭐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심드렁하고 꼬질꼬질한 양 몇십마리와 그보다 수십배 많은 관광객들이 뒤엉켜 볼것 하나도 없는 동네 공원보다 못한 수준 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곳이네요.


그래도 애들은 재밌었다고 합니다.

“그럼 됐다”

요즘은 명절 연휴가 되면 놀러가는 분위기다보니 어딘가 가야 하는 강한압박이 생깁니다. 명절이 나쁜것이 아닌데 명절을 대하는 사람들에 따라 달라지네요.


앞으로 10년이나 20년 후쯤 우리 부모님들이 돌아가시고 나서의 명절은 또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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