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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재 Mar 05. 2018

중년의 커피뽑기 69

왜 사냐고 묻거든 “로또”

봄이라고 하기에는 쫌 껄적지근한 날씨에

자꾸 어딘가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는 상황을 탓하며 하루하루를 그냥 저냥 보내고 있습니다.

장사가 잘되면 돈으로 라도 보상받지만 요즘같이 여기저기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때는 밥만 먹어도 감사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특수가 있을까 했는데

특수는 뭔 개 풀뜯어먹는 소리네요.


거기다

점심먹고 난후 졸리긴 왜이리 졸린지....


아침마다 오픈과 동시에 들어오는 단골손님과 이런 저런 사는 얘기하다보면 오전시간도 후딱 지나갑니다.

어느날 단골손님께서 선물이라고 내민 로또 한장이 그렇게 기대가 될줄이야!


“만약 로또 당첨되면 뭐 하실거예요!

글쎄요 우선 요즘 로또 당첨된다고 예전처럼 수백에서 수십억의 돈을 받을수 있는 상황은 아니니 세금빼고 10억 내외 일텐데

일단 집과 차 사고 일은 계속하며 통장에 돈넣어두고 매년 한두차례 여행다니며 여유있게 살고 싶네요”


그 말을 들은 손님깨선 자기도 그러고 싶다고 당첨되면 월요일에 서울로 돈찾으러 같이 가자고 하시네요.


사람들이 왜 로또를 사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아이들이 족발하나 시켜 달라해도 여러생각들을 해야 하는 일상도 지겹고 정말 무언가 인생에 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로또 만한것이 없네요.


어제 둘째에게 1-45까지 중에 아무거나 여섯개 불러봐! 너무 깊이 생각말고!

“음! 8 15.......”

나름 신기하게 영화보고와서 감상평 쓰고 여기저기서 경품을 잘 받는 아이라 뭔가 신통한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오늘 한장 샀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슬쩍 “영화 감상평 그딴것 말고 아파트나 자동차주는 곳에 응모해보면 어떨까나!” 했습니다.

듣는 아이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빼는 분위기.


당첨되면 정말좋겠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좋은곳에도 쫌 사용할께요!

라 기도하는데 참! 오늘 나같이 당첨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생각하니 하나님도 웃기시겠다 싶네요.


로또에 심취해 나름 로또공부하시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당첨번호가 정해져 있다느니 특유의 알고리즘이 있다느니 블라블러 묘하게 설득력있는 이론들이 있던데

그거야 뭐 주장일뿐이고 사실이라면 그분들은 그런주장할 시간에 남태평양 섬에서 썬텐하고 계시겠죠!


중요한건 “혹씨 나에게도”

아니겠습니까!

수십년째 매주 빼놓치 않고 로또를 사는 사촌동생녀석이 “형 당첨되면 1억 줄께”

라고 한 말이 벌써 수년전 이야기 인걸보면

이놈이 됐는데 입을 닦은건지 아님 아직 아닌건지 햇갈리네요.


아차! 그렇다면 둘째가 불러준 번호는 어떻게 됐을까요?

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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