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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리 Apr 20. 2019

언제나 달려왔다 - 오이타 출발

절대 비행기를 놓쳐서는 안돼

이천십구년 4월 십구일,

맥커맥커

비행기를 예매한 지 한 달 반이 지났고, 비행시간도 모른 채 아침 일찍 가면 될 거라는 안일한 생각에 맥주를 마시며 여유롭게 퇴근했어. 평소와 같이 노트북을 켜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그래도 내일 출발하니 비행기표라도 한번 확인해볼까 싶어, 인터넷 창을 켜고 로그인을 했지. 에쿠 머니나 이게 뭐니...

아침 7시 비행기라니. 카카오 맵을 켜서 세상 모든 첫차를 확인했어. 가장 빠른 도착은 6시, 조금이라도 삑 나면 탑승 수속을 놓칠 것만 같았어.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어. 당장 짐을 싸고, 샤워를 하고 인천으로 출발했어.


언제나 여행에서 가장 지겨운 것은 인천공항 가는 길이지. 여행의 시작은 인천공항을 벗어나서 입국하는 순간인데, 졸지에 인천공항에 6시간을 있어야만 했어. 맥주를 마신채 커피까지 마셨지.


지금이야 말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어. 사그뜨린 시간을 뒤로 한채, 우여곡절 끝에 오이타 공항에 도착을 했어.

졸려서, 숙소가 곧 집이다.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려고 티켓을 사기 위해 매표소 주위에 있는 아저씨한테 물었어. 이렇게

I want to go to yufu, 行きたいです。


격하게 가고 싶다고 잘 말한 거 같아 아주 만족스러웠고, 돌아온 대답은


じゅうじこふうん stop 3


일맥상통했지 아주. 생각보다 아주 만족스러워.

10시간 만에 도착한 일본은 내 집 같았어. 버스에선 아무런 기억도 없어. 날씨가 좋았던 거 외엔 뭐.. 몇 분 같았던 버스는 목적지에 나를 데려다줬어. 근데 지금 일단 배가 고.

그럴싸한 그랜드 메뉴판은 영어조차 볼 수 없었어. 차라리 구란도라고 적어 놓지.

대충 적당히 맘에 드는 메뉴를 골라 봤어.

그랜드? 메뉴. Joyful

밥 먹고 나니 좀 귀찮고 졸린 게 덜해졌지.

피곤하니 맥주도 맛있고, 커피도 맛있고 맥커맥커. 사실은 맥커맥커맥맥맥인 것을.


시골 동네

고즈넉하니, 걷기 좋은데 걷기 싫은 그런 날?

졸려서 그런 거야, 어제도 못 잤고 물반 맥주반을 이끌고 나의 베이스 캠프로 향했어.


가는 길 만난 맥커맥커의 종점 맥맥맥

맥맥맥
숨차다 헣허허

나만 마신게 아니였어. 누피야

햇빛에 앉은 너.


한 줄 요약

- 비행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열정 속

  에서 피어난 과도한 맥주로 피곤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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