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무언가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익숙하지가 않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알 수 있을줄 알았지만,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그에 비해 좋아한다는 것은 꽤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상황 또는 물건, 그리고 대상에 대해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해보자.
분위기 좋은 바에 앉아 술을 마시는 것, 베이스바리톤의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공연, 바이올린의 소리,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표정, 아무 날도 아닌 날의 치킨, 창 밖을 보며 먹는 삼겹살과 소주, 산 정상에 올라 만끽하는 기분, 친구들을 만나 시덥잖은 농담 등 좋아하는 것은 상당히 많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감정이란 행위 또는 물건, 사람으로 인해 내가 행복해지는 순간인 것 같다.
반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 어떤 대상이 나로 인해 행복해졌으면 하는 감정이지 않을까? 그 감정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어떤 대상이라는 것이 상황 또는 물건이 아닌 누군가, 서로의 상호 교류가 필요한 감정이다. 좋아하는 장소에서 혹은 좋아하는 행위를 하며 서로 감정을 공유하고 기쁨을 나눈다. 때로는 슬픔을 나누고 서로의 책임을 묻는다. 불신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책임에 대해서 어느 누구에도 묻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이 어떠한 감정인지 모른 척 살았던 것 같다. 최근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무뎌진 것 같고 해본 적이 있는가 싶지만,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합해보기로 한다.
너와 아무 날도 아닌 날에 치킨을 먹는다.
산 정상에 오르고 내려와서 삼겹살을 먹는다.
함께 공연을 보고 감정을 나눈다
베이스바리톤 성악가의 노래를 듣고 서로 행복해한다.
분위기 좋은 바에 앉아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리를 듣는다
이 모든것이 어쩌면 사랑일 것이다. 아니 모든 것들이 사랑하는 것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