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부터 고등학생까지 줄곧 함께 해온 A와 B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 나란히 20살이 되었을 때, A는 흑석대학교로, B는 상도대학교로 진학하였다.
A와 B의 어머니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이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셨고, 같은 대학교를 진학하셨다. 같이 시간을 보내며 각자 결혼을 했고, 같은 시기에 A와 B를 낳았다. 우리가 태어난 이후로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 변화를 이해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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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성장이 더뎠던 B와 A는 항상 비교 대상이었다. 뒤집기도 내가 빨랐다고 하고, 말문이 먼저 열린 것도 A였다. 다행히도 엄마가 컨트롤할 수 없는 키마저도 A가 컸었다. 모든 게 B보다 빨랐던 A에게 엄마는 만족하셨던 것 같다. 우리가 초등학교에 진학하였고, 심지어 첫 참관수업이 있던 날에는 이름의 초성이 먼저였던 A가 불리고, B가 불리는 것 마저 좋아하셨다. 이런 상황들은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여서도 똑같았다. B보다 성적이 높아야 했고, 성장이 몰려오는 사춘기 때 많이 커버린 B보다 키가 더 커야만 했다. 이런 비교는 집에서만 행해졌다. 엄마들끼리 만나고 오면은 유독 심해졌다. 엄마께서는 무슨 상황에서도 B보다는 잘해야 한다고 말하셨다. 결과적으로도 B보다 잘하고 있었고, 엄마도 만족해하셨다. 반면, B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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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교의 의문을 가지게 된 순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찾아왔다. B는 가을이 지나고 논술시험에 합격해서 상도대학교에 고등학생 때부터 늘 말하던 학과로 진학했다. A는 엄마를 위해서, 그리고 한 번도 져본 적이 없기에 B보다 좋은 대학교를 가야만 했었다. 수능 성적에 맞춰 겨우 흑석대학교에 진학하였고, 엄마는 매우 기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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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의 대학생활은 매우 달랐다. 유년시절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끔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예전처럼 친하게 지냈다. B는 대학생활이 매우 즐겁다고 한다. 반면 A는 학과 성향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A는 엄마가 원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