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된 기억 중 극히 일부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쌀을 나르는 경제적 요충지였다고 한다. 역사적 아픔이 고스란히 남은 이국적인 모습이 많이 느껴지는 도시이다. 무튼 나는 군산에 다녀왔다.
- 여행은 동행, 동행은 캠패니언
언제나 나의 여행에는 캠패니언이 존재한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 에서 방영하는 DOCTOR WHO를 매 시즌 마다 시청하는데 주인공 독터는 매시즌 새로운 캠패니언과 함께한다. 함께하는 여행이 익숙한 난 언제나 캠패니언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동행은 성격이 맞지 않으면 고행이 된다. 그러므로 나는 아주 절친한 엄마와 가기로 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더욱이 즐겁다.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알찬 여행이다.
- 8월의 크리스마스, 초원 사진관
군산은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유명하다.
영화 포스터를 보고 여름의 단어 8월과 겨울의 크리스마스를 합쳐 사랑하는 연인의 여름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반은 맞았다.) 옆에서 영화를 본 사람이 말해준다. 주인공 정원 (한석규)은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변두리 사진관을 운영하며 덤덤하게 살아가던 중 그녀 다림 (심은하)을 만난다. 죽음을 앞 둔 정원에게 행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는 영화라고 말해준다. 집에가서 이 영화를 꼭 보기로 하고, 후기도 꼭 남기기로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봤던 사람들은 군산 초원 사진관을 여행해보는 것도 좋겠다.
#초원사진관
이용시간
09:00~21:00 (20:30 입장 마감)
쉬는날
1월 1일, 매주 월요일
- 편집된 기억을 되짚어보자.
지금으로 부터 7년 전인 2011년, 군산에 왔었다. 인상 깊었던 기억은 철길 마을!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철길이다. 1944년에 기찻길이 생겼고, 신문 용지를 나르는 페이퍼회사의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군산역과 공장을 이어주는 철도이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사람이 사는 동네를 기차가 달리다 보니 빠르게 운행할 수 없을 뿐 더러 기차가 지나갈때마다 기관사는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치며 사람의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 무튼 7년 전의 철길 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남아 있었고, 기차가 마치 지나갈 것 같은 느낌은 남아 있었다. 지금은 예전의 느낌은 전혀 없고, 그저 관광지로서 추억이 가득한 가게들이 즐비했다.
철길마을과 추억골목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유했던 철길마을이 솔직히 좋았다. 그래도 교복을 입고 옛날 과자를 먹으며 추억을 담기에는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 역사의 흔적이 남은 군산
히로쓰상이 살았던 히로쓰가옥, 정식 명칭 신흥동 일본식가옥으로 변경되었다. 히로쓰씨는 군산에서 큰 부를 누리며 눌러 살 생각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해방이 되자 마자 일본으로 부랴 부랴 떠났다고 한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내부에 들어갔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현재는 가끔 특별 개관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9월부터 11월까지 특별 개관을 했었다고 한다. 내부는 기억은 잘 안나지만, 다다미방과 금고가 있었던 것 같다. 식민지에 와서 큰 부를 누리고 살았던 히로쓰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초원 사진관과 거리가 멀지 않으니 쉽게 들릴 수 있다. 역사와 건물에 관심이 많다면 가보도록 한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히로쓰 가옥)
이용시간
09:00~18:00 (동절기 17:00)
쉬는날
1월1일, 매주 월요일
일본식 사찰로 유명한 동국사, 일본 에도시대의 건축양식을 따른 절로 유명하다. 도착하자마자 운이 좋게도 해설타임 시간과 딱 맞았다. 해설 타임은 10:30, 13:30, 15;30 3차례 운영된다고 한다. 동국사의 모든 역사부터 건축양식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신다. 시간 맞춰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당에 있던 소녀상이었다. 말씀하시길 전국 각지에 소녀상이 위치하고 있지만,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불교종단이 세운 참사문비 앞에 위치하여 의미가 남달라 보였다. 대웅전 뒤 쪽으로 가보면 해방이 되기 이전에는 일본 군인의 납골당이 있었다고 한다. 해방이 된 이후 유골을 모두 금강에 뿌렸는데 후손들이 찾아와 대성통곡을 하고 동국사의 흙을 담아갔다고 한다.
사실 장률 감독의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지역의 이름으로 영화를 구성하여 많이 촬영하였다. 이번에는 군산을 배경으로 한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다. 영화는 이방인들의 도시, 이국적인 느낌을 가지는 군산을 표현하였다. (사실 영화가 어렵다.) 스크린 속의 군산과 이전의 기억들과 섞여서 다시 가보고 싶었다.
2011년과 2018년의 군산은 아주 많이 달랐다. 이국적인 느낌을 그대로 살려 마치 일본에 온듯한 느낌과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남겨 동국사 부터 군산항 일대의 세관까지 근대 시간 여행 거리를 조성하였다.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볼거리 뿐만 아니라 역사까지 알 수 있기에 아주 편했다.
마지막으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군산 시간 여행 거리사진을 올리며 여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