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부산행'을 보다가
언젠가 남편이 간밤에 혼자 영화 부산행을 보고는 뜬금없이 물었다.
"만약 우리아기가 좀비가 되면 우리도 기꺼이 물려줘야겠지?"
나는 0.1초만에 대답했다. "당연하지 혼자 그렇게 둘 수는 없지"
그런데 가끔 저 말이 생각이 나는거다.
그리고 그 때마다 생각을 해보게되는거다.
우리아기가 좀비가되면..
다시 내린 결론은 이거다.
"아기가 좀비가 되면 내가 아기한테 물리고 같이 좀비가될게. 오빠는 양가부모님 모시고 멀리멀리 도망쳐서 살아"
그게 제일 나을 것 같다.
추가로, 얼핏보면 내가 희생하는 것 같지만
저 생각은 전적으로 나만을 위한 결론이다.
아기와 남편이 좀비가 되어 없어진 세상에서 아기를 그리워하고 남편의 부재를 안고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사는 것보다 아기와 함께 좀비가 되는 게 훨씬 행복할 것 같기 때문이다.
너무 이기적인가.
하지만 할 수 없다.
결혼 전부터 남편은 꼭 나보다 늦게 죽기로 약속했으니 여러모로 저 결론이 해피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