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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고민 하나-이어진 2번째 고민

by 쿨자몽에이드

회사와 이어진 지하철 입구 앞에 앉아계신 할머니.


그 분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이었다.


덥고 습한 여름이 지나가고 할머니의 말끔했던 파마머리는 길어 부풀어올랐다.

피부는 빨갛게 되었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셨다.


너무크고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니기도 어려운데 맡아줄 데가 없기 때문인지 항상 그자리에 앉아계셨다.


등받이도 없는 난간에. 얼마나 힘드실까생각이 들었다.


나는 먼저 인사를 하기로했다.


매일 목례라도 해서 혹시나 지난번처럼 이상한 남자 노인들이 시비걸고 희롱할 때 내가 가서 아는 척을 할 수 있고, 할머니도 어쨌든 본인을 신경쓰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아셨으면했다.


한달이 채 안된 거같다.


매일 지나가며 목례와 눈인사를 하던 어느 날, 할머니가 나를보고 웃으며 큰 소리로 "굿모닝"하시는거다.


어떤날은 밝은 표정으로 굿모닝히시고 어떤 날은 무표정하게 고개만 끄덕이신다.


생각해보면 이 오랜 시간 길 위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실 수 있다는 게 대단한거다.


여름이 끝날 무렵 할머니는 머리를 다시 단정하게 자르고 펌을하셨다. 돈이 아예 없으신건 아니고 아끼고 계시나보다 생각한다.


이제 늦가을 초겨울이 다가왔다.


추운겨울을 어떻게 나실 생각일까.


나는 이제 어떻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까.


두번째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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