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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돌려줘" 호주 원주민(애보리진) 이야기

by 박sb

"호주가 유배지였대!"

한 친구가 큰 소리로 외쳤고, 반 전체 아이들은 웅성웅성거렸다.

"그럼 그 분도? "

"아, 그러네 ㅎㅎㅎㅎ"


특목고였던 우리 학교는 원어민 교사가 두 분 계셨다. 한 분은 미국인, 한 분은 호주인. 우리끼리 미국읜 교사를 더 좋아하고, 호주인 교사는 별로 인기가 없었던게 사실이다. 호주가 유배지였다는 사실에서, 반 아이들은 호주인 교사를 두고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 땐 시대가 그러려니 만큼, 외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아이들이 호주인 교사에게 좀 짖궂게 했던 철없던 시절이었다.


알려진대로 현재의 호주는 영국의 유배지에서 시작되었다. 후로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 사람은 7%밖에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민자들은 계속 증가했다고 한다. 현재 초기 유배지의 후손은 20%라고 하니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학창시절로 가서 정정 선포를 하고, 선생님의 명예회복도 시켜드려야 할 것 같다.

한편, 신대륙이라기 보다는 그 이전부터, 그것도 까마득한 이전인 6만5천년전 부터 살아온 그 땅의 주인이 있었다. '애보리진'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다. 인종적으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흑인과 가장 비슷하다.(정확하게 독자적 오스트랄로이드) 대체로 비슷한 생김새를 가져서 나는 동질성이 높을거라 생각했지만, 과거 수많은 부족들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있던 브리즈번에서는 길거리에서 원주민을 본 적은 없다. 대신 도시에서 떨어진 오지에서 애보리진 마을이 있다고만 들었다. 호주에서 대표적인 애보리진 지역이라 한다면 내륙의 울룰루Ululu, 남부의 섬 타즈메니아tasmania이다. 현재 타즈메니아의 원주민은 모두 절멸했다고 한다. 그 외 북부 케언즈Cairns, 서부의 퍼스Perth에 원주민들이 많이 산다고 알려져있다. 대체로 어느 나라의 원주민도 그렇지만, 호주 원주민들은 그들만의 구역에서 따로 모여산다. 백인들과 별로 접촉을 안하고 그들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산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호주 원주민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무섭다', '공격적이다', '게으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일하기 싫어한다', '술과 도박',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범죄' 등등 애보리진을 떠올릴 때 이런 표현과 연관된다.

이렇게 본다면 극빈한 생활이 연상될텐데, 사실 그들은 정부에서 지급되는 생활보조금을 받는다고 한다. 백인들이 내는 세금으로 일하지 않고 보조금을 타기 때문에 뭔가 질투할 일일 것 같지만 또 그렇지도 못하다. 그 돈을 술과 마약, 도박 이런데 다 써버리고 실상 그들의 생활은 피폐해져 있다고 한다. 교육 수준이 낮아서, 그들은 어릴적 부터 장래희망에 대한 계획도 품어보지 못했을테고, 더구나 성인이 되서도 일자리나 직업을 가질 수도 없다.

교육도 받지 못했고, 호주 사회에서도 적응을 못하는 그들과 상식적인 차원의 소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이는 애보리진과 싸우다가 진저리를 치고, 그들과 절대 휘말리지 말라는 조언을 해준다.


<facts>

⊙ 그들이 자신을 부르는 명칭은 koori라고 한다.

그외, 파마(Pama, 퀸즐랜드 북부), 늉아(Nyunga,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 서양인들이 오기전 자연에서 채취한 그대로 먹던 그들에게 아무런 질병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서양인들이 그들에게 밀가루, 설탕, 잼, 통조림 고기, 아이스크림, 비스켓, 케잌 등을 가져다주었고 그 음식들을 먹고부터 각종 질병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 원주민들 공동체에서는 사유하는 것이 없고, 심지어 금전마저 모두가 공동 소유로 간주한다고 한다.

⊙ 부메랑은 호주 원주민의 전유물이 아닌, 이집트, 인도남부, 폴란드, 미국 플로리다 등 세계 전역에서 사용된 흔적이 발견된다고 한다. 부메랑이 호주 원주민의 상징이 된 것은 호주 정부의 마케팅 덕분이라고 한다.

⊙ 원주민들은 현재 땅 반환 소송을 하기도 한다.

⊙ 원주민 차별에 대해 시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삶이 피폐한 원주민들의 자살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 악기: 디제리두digeridoo, 대지의 신께 올리는 신성한 의식에 사용된다.

⊙ 예술: dot painting

⊙ 신앙: 자연정령신앙, 무지개 뱀 숭배


디제리두


d_38cUd018svc1y1nvem9bdo3x_b4hfx8.png 애보리진 국기


호주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애보리진 예술, dot painting이었다. 주로 사냥, 음식수집, 상징물 들을 점을 찍어 채색하여 메세지를 표현한다. 이것이 처음부터 이렇게 점으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의 신성하고 주술적인 메세지들을 외부인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이렇게 점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1970년대) 그런데 이 도트 페인팅 예술작품이 화려한 색체에 예술성이 뛰어나다. 현재에도 몇몇 유명한 도트 페인팅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더비, 와 - 9 월 10 2019:원주민 도트 페인팅 작품.


[출처]https://ko.depositphotos.com/307998060/stock-photo-aboriginal-dot-painting-artwork-in.html

애보리진 상징들

[출처]https://www.aboriginal-art-australia.com/aboriginal-art-library/symbolism-in-australian-indigenous-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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