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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여행팁-2

by 박sb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광이 개방된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동안은 무슬림들에게만 여행을 허용하였다. 전세계가 관광산업에 열을 올리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메카라는 종교성지가 있는 만큼 순례객들로 인한 여행산업도 이미 거대하다. 그랬던 이 나라가 최근 신도시 건설프로젝트(네옴)가 재정난에 시달리자 비무슬림들에게도 관광비자를 내주기 시작했다. 물론 여행책자도 많지 않을 뿐 더러, 아직은 관광인프라가 잘 갖추어져있지 않다



1. 언어 :

공식 언어는 아랍어이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살던 베두인의 언어가 아랍어로 발전했고, 그들의 경전인 코란도 원칙적으로 다른 언어로 번역 금지인 아랍어로 쓰여있다. 그러나 이곳은 외노자들, 주로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노동자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영어가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그렇다고 유창한 모국어 같은 느낌 보다는 전국민이 제2외국어인 영어로 기본 소통하는 그런 느낌이다. 거의 모든 공식 사이트나 안내에는 영어가 아랍어와 동시에 쓰여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상인들이 기본 영어로 소통한다.


2. 사람들:

아라비아 반도의 원주민인 베두인들은 원래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낯선이를 천사라 여기고 3일 재워주고 먹여주고 환대해준다. 갈때는 선물까지 챙겨준다. 받는 입장에서야 기분 좋을 수 있지만, 나도 다른 이에게 똑같이 해야된다고 생각하면 그 부담이 걱정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그런걸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인다. 낯선 손님을 별로 환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외국인=외노자라는 인식 때문인 것 같다. 현지에서 오래 거주한 인도인에 의하면 이 곳 사람들은 일본인, 한국인은 그래도 좋게 바라본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들 같은 외노자들은 차별받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15년을 일했지만 사우디 현지인 친구가 어떻게 하나도 없을 수 있냐며, 사우디인에 대한 평가를 좋게 할리 없다. 사우디인에 대한 평가는 한국인 유투버들에게만 좋은것 같기도 하다. 이집트를 갔을 때도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자신은 사우디인 손님 안받는다며, 사우디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속에 뭐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사우디인들은 스마일이 별로 없고, 말할 때도 화난듯이 무뚝뚝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 과거에 종교경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디서나 단속되는걸 항상 경계해서 그런가 경계심이 있는 듯도 하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먹고 마시고 흥청거리고 하는 유흥문화가 없고, 친구들끼리 어울려 놀러다니고 이런 문화가 없다.



3. 독특한 문화:

앞서 말했듯이 서로 어울려다니며 먹고 마시는 그런 유흥문화도 없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아보세 하는 문화도 없다. 주로 가족중심 문화이고, 그마저도 대체로 친척들끼리 결혼한다고 한다. 예전에 계급제가 있던 시절 계급을 보전하려는 문화가 아직 남아있는 듯하다. 연애 결혼이라는게 흔치 않아서 그런가 연애문화도없고, 플러팅이란 것도 없다. 스타벅스에서 낯선 남녀가 함께 커피를 마시다 종교경찰에 체포된 이야기가 예전에는 뉴스에 나오기도 했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0373279) 지금은 자유로와 졌다해도 사우디인들은 이전의 공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있나보다.

'술타나'라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주가 왕실과 상류층들을 폭로한 책이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상류층 집안에서 10대 남자들이 친구의 집을 놀러갔고, 집안의 여동생이 성폭행 당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집안의 아버지가 딸을 수영장에서 명예살인 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거에 그 정도였으니 지금 자유로와졌다 해도 사람들의 분위기가 확 바뀌기는 어렵겠지. 그래도 여자들이 남자의 허락없이 다닐 수 있고, 운전이 허용된 것만해도 큰 변화이다.

알려지다피 이곳은 엄격한 이슬람위에 세워진 나라이고 술과 돼지고기가 금지다. 돼지고기야 안먹어도 된다쳐도, 술금지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한국인은 별로 없는 듯하다. 그러나 현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집안에서 술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심지어 병원에서는 알콜 중독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판매를 안하는데 술을 어떻게 먹을 수 있나 하겠지만, 집안에서 술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술을 만들어서 파는 한인식당이 폐업당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곳은 현지주민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더 많은 듯 하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그리고 한국인 간호사들도 많다. 한국인 간호사의 월급은 한국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다고 한다. 사우디제이션이라고 외국업체들은 사우디인들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하는 법이 있다. 덕분에 머릿수만 채우느라 돈만 받아먹고 출근을 안하는 사우디인들도 많다고 한다. 출근을 시켜서 일을 시키면 될 것 같지만, 일도 못하고 게으름 피우고 오히려 없는게 낫다고들 한다. 이 곳은 보이지 않게 계층이 존재하는 듯 하다.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보수의 차이가 크고, 주로 기술전수를 계약하고 온 엔지니어들이 높은 보수를 받는다. 출신국에 따른 계층의식 있어서인지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인 듯 하다. 필리핀인들이 가정부로 주로 일하는데, 한국인들도 필리핀 가정부로 오해되는 일이 흔하다. 그런지라 눈에 띄는 행동은 되도록 안하는게 좋다.



4. 라마단:

전 세계의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한달 동안 금식을 한다. 이슬람교가 처음 창시될 시절에는 본디 가난한 자의 배고픔을 함께 느끼면서 그들에 공감하자 이러한 취지였으나 요즘은 많이 퇴색된 듯 보인다. 가난한 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컸다면 여기서 일하는 외노자들의 월급을 그렇게 작게 줄 수 없다. 300~400달러를 받는 외노자들이 흔하다고 들었다. 아무튼 라마단 기간에는 새벽에 아침을 먹고 해뜨고부터 해질때까지 원칙적으로 물도 마실 수 없고, 금욕생활을 해야한다. 식당에가면 사람들은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라마단이 해제되기를 기다렸다가 딱 그 시간이 되면 먹기 시작한다. 이 기간동안에는 가게의 문도 닫는 곳이 많거나, 오픈시간이 단축된다.


5. 음식: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음식은 캅사Kapsa라고 쌀과 고기로 만든 인도의 비르야니, 우즈벡의 풀롭과 같다. 캅사가 특별한 음식은 아니고 중앙아시아 혹은 00스탄 국가들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이다. Karak이라고 향신료와 홍차를 섞어 만드는데 이 역시 인도의 짜이와 똑같다. 특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음식이 있다기 보단, 인도나 중앙아시아의 음식과 거의 비슷하다. 더구나 인도, 파키스탄 외노자들이 많이 살기 떄문에 그들의 음식이 많이 퍼져있다. Sawarma샤와르마 역시 중동에 널리 퍼져있는 음식이다. 둥근 넙적빵에 고기나 야채, 팔라펠(병아리콩 완자튀김)을 넣고 싸서 먹는 음식이다.

고기는 낙타고기가 가장 비싸고, 다음으로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 순이다. 알바익Albaik이라고 사우디의 KFC같은 프렌차이즈인데, 현지에서 가장 사람이 몰리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맥도날드나 KCF같은 곳은 가성비가 매우 떨어진다. 알바익은 햄버거 빵을 함께 주는데 이것을 먹지 않고 놓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가끔씩 이것을 줏어와 든든한 간식으로 먹고있다. 사람들이 분명 나를 불쌍한 필리핀 노동자로 생각할걸 알고있지만 그래도 공짜빵을 얻는 재미를 포기할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간식거리는 역시 대추야자이다. 흔히 먹는 음식이지만 가격이 싸진 않다. 모임에 가면 대추야자는 항상 있어야 한다. 과거 설탕이 대량 보급되기 전 단맛은 귀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그런 강한 단맛을 가진 대추야자는 지금도 중동지역에서 슈퍼푸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차를 마실때 대추야자는 항상 곁들이는 간식이다.

전통방식으로는 바닥에 카페트 위에 음식을 주욱 펼쳐놓고 대용량 한그릇을 가운데 놓고 다같이 둘러앉아 먹는다. 그러고보면 잊혀진 우리나라의 풍습과 비슷한게 많다. 우리나라 시골서도 멍석펴고 한그릇해서 다 같이 둘러앉아 먹었었다.


6. 주의할점

어느 왕정 나라가 그렇듯이 자유민주주의와 착각해선 안된다. 왕정에서의 정치이슈는 체제유지가 우선이다. 왕을 비난하거나 정치에 대한 비난은 위험을 초래할 수있다. 그래도 이 나라는 다른 석유부국과 다르게 자원의 저주가 미치지 않은, 비교적 민생정치를 실현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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