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떄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정수기가 있었음에도 어머니가 항상 보리차를 끓여주셨고, 미지근한 정수기 물보다 냉장고의 시원한 보리차 물을 찾기 일쑤였다. (델몬트 유리병 속 보리차는 국룰)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에 비해 정말 물을 많이 안마셨던 유년시절이었다.
이유는 내가 좋아했던 그 보리차 떄문이었다.
한 번 큰 주전자로 보리차를 끓이면 약 3병의 분량이 나왔다.
이걸 다 마시자니 큰 주전자로 힘들게 다시 보리차를 끓이는 어머니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뭔가 벌컥벌컥 마시지 못했던 것 같다.
어이없는 이유고 적은 것만큼 부모님을 위해 무언가 하는 특별한 아들도 아니지만, 생수병을 사 마시기 시작한 고교시절부터, L모사의 정수기를 새로 들인 지금 집에서는 매우 물을 잘 마시는 하마가 되었다.
지금 다시 보리차 물을 마신다면 혼자서도 잘 끓일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