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un Jun 27. 2024

나는 뾔쁠리에 가에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는다.

파리 디자인 인턴 생활기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많은 글감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손으로 적지 않으며 손으로 적는 것들은 그대로 내 다이어리에 남아있다. 조금이나마 나에게 맞는 노래*가 무엇인지 내가 적을 수 있는 글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는지 알아가는 것 같다.


*박물관 기행의 경우 노래 가사를 산문의 제목으로 하였던 점



나는 매일 아침 공유 자전거(Velib)를 타고 회사로 출근한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져서 공유 자전거 보관소로 가는 길에만 땀을 흘리고는 한다. 그럼에도 운 좋게 상태 좋은 전기자전거를 만나면 꽤 시원하게 바람을 느끼며 회사로 갈 수 있다. 10분 정도 열심히 페달을 밟다 보면 어느새 회사에 도착한다. 그렇게 또 일을 하고.. 아는 사람 없는 회사에서 가끔은 한국말로 혼잣말을 하며 하루 업무를 끝낸다.

퇴근길에 회사 앞 저렴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지 않는다면 보통은 헬스장 앞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헬스장부터 집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어간다.


혼자가 싫어 밖에 나가는 주말에는 박물관을 가거나, 기차 여행을 하기도 하며 아니면 그냥 어디로든 가본다. 역시 자전거를 탈 때가 많다. 이제는 더워져서 문제지만.



집에 돌아올 때면 나는, 내 집 앞 거리인 '뾔쁠리에 가 (Rue des Peupliers)'에 자전거를 주차하지 않는다. 보관소로부터 10분은 더 걸어야 하는 'Porte de Saint-Cloud' 역 앞에 주차를 하고는 하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뾔쁠리에 가는 매우 조용한다. 그에 비해 Porte de Saint-Cloud 역은 큰 광장 로터리를 기준으로 식당과 바들이 있고, 테라스 좌석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과 여유롭게 외식을 하는 사람들, 근처 회사에서 퇴근 후 술을 마시는 직장인들, 혹은 그냥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삶의 활력을 얻는다.


두 번째로, 내가 사는 Boulogne-Billancourt (불로뉴 비앙쿠르)는 파리 중심부와 다르게 현대식 회사 건물이 많다. 나는 한국에서 판교 주변에 살고 있다. 테크노밸리 주변인지라 최근에 지어진 사무실 건물들이 많다. 해가 어디에 있건, 뾔쁠리에 가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판교에서 집으로 가는 카카오바이크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자전거를 내리면 부모님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고, 친구들과 약속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만 같다.



티머니 같은 개념이 아닌 파리에서 나는 , 한 달 교통권이 비싸서 (약 12만 원 정도이다) 공유 자전거 (Velib, 한 달 약 7유로)를 타고 다닌다.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갈 때도 나는 벨립과 함께다. 전철보다 빠를 때도 있고 길이 막히지도 않는다. 가끔 위험할 때도 있지만, 내 파리에서의 삶이 그렇다.


파리에서의 내 글들은 사랑(Love), 자아(Ego), 타자(Others) 이 세 가지 테마로 이루어진다.

큰 테마 안에서 박물관을 보며 느끼는 것들 ,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것들 , 그 속에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들 그리고 일련의 여행 속에서 내가 바라보는 타자의 모습.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운동이 가지는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