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디자인 인턴 생활기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많은 글감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손으로 적지 않으며 손으로 적는 것들은 그대로 내 다이어리에 남아있다. 조금이나마 나에게 맞는 노래*가 무엇인지 내가 적을 수 있는 글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는지 알아가는 것 같다.
*박물관 기행의 경우 노래 가사를 산문의 제목으로 하였던 점
나는 매일 아침 공유 자전거(Velib)를 타고 회사로 출근한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져서 공유 자전거 보관소로 가는 길에만 땀을 흘리고는 한다. 그럼에도 운 좋게 상태 좋은 전기자전거를 만나면 꽤 시원하게 바람을 느끼며 회사로 갈 수 있다. 10분 정도 열심히 페달을 밟다 보면 어느새 회사에 도착한다. 그렇게 또 일을 하고.. 아는 사람 없는 회사에서 가끔은 한국말로 혼잣말을 하며 하루 업무를 끝낸다.
퇴근길에 회사 앞 저렴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지 않는다면 보통은 헬스장 앞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헬스장부터 집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어간다.
혼자가 싫어 밖에 나가는 주말에는 박물관을 가거나, 기차 여행을 하기도 하며 아니면 그냥 어디로든 가본다. 역시 자전거를 탈 때가 많다. 이제는 더워져서 문제지만.
집에 돌아올 때면 나는, 내 집 앞 거리인 '뾔쁠리에 가 (Rue des Peupliers)'에 자전거를 주차하지 않는다. 보관소로부터 10분은 더 걸어야 하는 'Porte de Saint-Cloud' 역 앞에 주차를 하고는 하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뾔쁠리에 가는 매우 조용한다. 그에 비해 Porte de Saint-Cloud 역은 큰 광장 로터리를 기준으로 식당과 바들이 있고, 테라스 좌석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과 여유롭게 외식을 하는 사람들, 근처 회사에서 퇴근 후 술을 마시는 직장인들, 혹은 그냥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삶의 활력을 얻는다.
두 번째로, 내가 사는 Boulogne-Billancourt (불로뉴 비앙쿠르)는 파리 중심부와 다르게 현대식 회사 건물이 많다. 나는 한국에서 판교 주변에 살고 있다. 테크노밸리 주변인지라 최근에 지어진 사무실 건물들이 많다. 해가 어디에 있건, 뾔쁠리에 가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판교에서 집으로 가는 카카오바이크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자전거를 내리면 부모님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고, 친구들과 약속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만 같다.
티머니 같은 개념이 아닌 파리에서 나는 , 한 달 교통권이 비싸서 (약 12만 원 정도이다) 공유 자전거 (Velib, 한 달 약 7유로)를 타고 다닌다.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갈 때도 나는 벨립과 함께다. 전철보다 빠를 때도 있고 길이 막히지도 않는다. 가끔 위험할 때도 있지만, 내 파리에서의 삶이 그렇다.
파리에서의 내 글들은 사랑(Love), 자아(Ego), 타자(Others) 이 세 가지 테마로 이루어진다.
큰 테마 안에서 박물관을 보며 느끼는 것들 ,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것들 , 그 속에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들 그리고 일련의 여행 속에서 내가 바라보는 타자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