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un Sep 19. 2020

나의 밤에 대하여

나의 밤은 하루하루 다르다.

어두워져서 어느 것도 보이지 않을 때면 온전히 방 안의 내 모습에 집중할 수 있다.


입시에 집중하던 고등학교 시절, 적절한 수면관리를 위해 짧을 수 밖에 없는 나의 밤이 아쉬웠다.

이따금 힘들어질 때면 잠들지 못하는 밤도, 바쁜 마음에 눕지도 못하는 밤도 조금은 무뎌져 간다.



나의 밤은 나의 모습이다.

다양한 나의 페르소나들을 마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며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마치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팀이 하루를 마치고 하루를 다시 보내듯이, 나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마무리할지 고민하곤 한다. 대게 하루에 한 것이 없으면 자기 최면이라도 걸듯이 밤에 일을 잔뜩 하지 않는가. 


지나고서야 나의 밤에 대해 적겠지만, 어디 말하지도 못한 채로 걸어다니던 밤의 공원과 탄천 그리고 자전거길이 가끔은 그립다. 건강해진 나의 모습인지 정신과 몸이 따로 노는 것인지, 지금의 밤이 힘들지도 않고 감성에 젖어있지도 않다. 그래서 나의 지난 밤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내가 어떤 것들을 생각해왔고 어떤 밤을 지내왔으며 무엇을 꿈꾼 채로 잠들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 저도 닌텐도 사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