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오늘도 울다가 웃는다.

03. 아이 소풍 따라가기 (마캄 페어, Markahm fair 소개)

by Oh SARA

[캐나다에서 3살 6살 아이를 키우는 이민 맘의 리얼한 하루]


03. 아이 소풍 따라가기 (마캄 페어, Markahm fair 소개)


오늘은 둘째가 다니는 프리스쿨에서 소풍 (필드트립, Field Trip)을 가는 날이다. 원하는 부모는 같이 참석 가능하다고 해서 나도 동행하기로 했다. 보통 일반 프리스쿨은 부모가 같이 동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둘째가 다니는 곳이 *Co-op play school이라 가능한 듯싶다. (Co-op play school : 흔하진 않은데, 부모의 참여로 이뤄지는 어린이집이다. 예를 들어 플레이도우를 만들어 오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거나 혹은 이벤트가 있을 때 발런티어로 참여하는 등 여러 직무가 있다. 나처럼 이거도 저거도 원하지 않는다 하는 사람은 돈을 조금 더 내면 된다. ^^;) 암튼 처음 보는 외쿡인 엄마들과 몇 시간 동안 소풍을 '즐겨야' 한다는 게 참 뻘쭘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인지라(게다가 난 ISFP형), 당일 아침까지 참 가기 싫었다. ㅋㅋ 그러나 필드트립 가는 곳이 일 년에 딱 한 번만 열리는 우리 지역 큰 축제라 (마캄 페어, Markham fair) 동행하기로 했다는... 게다가 그룹 입장료가 적용되어 단 돈 $2만 내면 되었다. (일반 성인 입장료는 $25 )


markham fair.jpg

Photo by https://www.markhamfair.ca


내가 사는 곳은 토론토 근교 마캄 (Markham)이라는 도시인데, 마캄 페어 (Markham fair)는 큰 지역축제 같은 것이다. 무려 1844년부터 시작된 캐나다의 오래된 축제 중 하나로 취지는 지역사회의 재능과 제품을 선보이는 쇼케이스로 시작되었다. 실제로 이 지역에 농장이 많았던 터라

신기한 호박들( 첫째가 3살 때 갔었던 마캄 페어 )

(지금도 북쪽으로 더 가면 많은 farm들을 볼 수 있음) 직접 잘 키운 동물(소, 말 양 등등) 중에 1등으로 뽑힌 동물부터 입상한 동물들을 고대로 데려와 관람객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이외 농작물 (엄청 큰 호박이나 모양이 신기한 호박 등), 직접 구운 파이, 쨈, 그림부터 바느질 한 핸드메이드 블랭킷까지 아주 다양한 여러 가지들을 선보인다. 이것들만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오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많은 이벤트들이 있다. 홀스 쇼 (Horse show) , 몬스터 트럭쇼, 불꽃놀이, 콘서트, 콘테스트 등 여러 볼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맛있는 푸드트럭들과 놀이동산까지 열린다. 그래서 한 번은 꼭 가야 하는 큰 축제다.


오늘 필드트립은 각자 운전해서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모이기로 했던 9시보다 살짝 늦어 걱정하며 도착했는데 다행히 나보다 더 늦은 부모들이 많아서 나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이미 모여있는 사람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옆에 뻘쭘하게 서 있다가 한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이 상황을 대비(?)해 몇 가지 레퍼토리를 준비해서 다니는데 보통 너희 애는 몇 살이니, 이름이 뭐야 , 형제는 있어? 그리고 날씨 얘기로 빠르게 전환한다. 이날은 아침 온도가 8도밖에 되지 않아서 오늘 정말 쌀쌀하다, 감기 조심해야 하는데(요즘은 코로나 조심 ㅜ_ㅜ) 주로 요런 일상적인 얘기들을 하며 어색한 상황들을 피한다. 혹시 외국생활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자신만의 스몰토크 (small talk) 거리를 준비해서 언제 어느 상황에서나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하시기를.. 아무튼 이래도 시간이 남으면 나는 괜히 아이들 한테도 말을 건다. 누구누구야~신나니? 너네 이제 곧 동물 볼 거야, 좋아하는 동물이 뭐니 등등...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 많이 어린 탓에 가만히 있지 않고 참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그래서 엄마들도 길게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로운 시간은 없고 각자의 아이들을 챙기느라 바빴다.

오늘 우리는 강이지 쇼 (Superdogs Show) 관람을 먼저 하기로 하여 야외공연장에 준비된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강아지 쇼 기다리는 울 딸램

그때 한 스태프가 나에게로 오더니 '혹시 이따 강아지 쇼할 때 아이랑 잠깐 나와줄 수 있어?'라고 묻는다. 오잉~ 이런 일은 처음 겪는 일이다. 6살 첫째 아이와 왔다면 당연히 오케이!! 했을 텐데, Hi, Bye도 하기 싫다고 숨는 둘째 인터라 고맙지만 못할 거 같다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사양했다. 그러자 뒤에 앉은 엄마가 자기가 하겠다고 얼른 손을 든다. 사진 찍어서 올려야 한다나 (어쩐지 아까부터 열심히 사진을 찍더라..ㅎㅎ) 공연이 중반이 되자 슬슬 징징되거나 자리를 이탈하는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살에서 3.5살 아이들인지라 오래 앉아있는 게 힘들었었으리라.. 엄마들이 먹을 거를 꺼내 아이들 손에 꼭 쥐어주며 달랜다. 간신히 공연히 끝나고 선생님은 우리 스낵타임을 갖자고 한다. (우리 온 지 한 시간도 안됐다고..) 서둘러 피크닉 테이블로 옮겼다.

학교에서 준비한 간식을 먹는데 옆에 앉은 엄마가 우리 딸 생일을 물어본다. 근데 나는 왜 우리 둘째 딸내미 생일 날짜가 자꾸 헷갈리는지 (지못미....) 4일..? 5일...? 머뭇머뭇거리자 한 엄마가 우리 아들은 크리스마스이브야~ 그래서 까먹을 일이 없다고 해서 머쓱해하며 같이 웃었다.

말이 만져달라고 가까이 온다.

간식을 먹은 후 동물들을 보기 위해 Livestock Arena와 Old MacDonald’s Barn이 있는 빌딩으로 이동했다. 올드 맥도널드 반이라는 곳에는 예쁜 말들이 있었는데 말을 너무 좋아하는 둘째가 원 없이 보고, 만지며 동물들과 교감하며 너무 즐거워했다. 이곳의 동물들은 Petting zoo (직접 만지고 먹이 주는 게 가능한 동물농장)처럼 직접 만지는 게 허락된다. 말이 쓰다듬어주면 더 만져달라고 머리를 갖다 되는데 그 모습에 반한 둘째가 한 30분 넘게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나는 펜스가 높아서 울 딸내미 번쩍 안아 들고 벌 받는 자세로 서 있었더니 막 허리랑 팔이 쑤셔오기 시작... 그래도 아이가 참 행복해하니 그거면 됐다... 아하하

Homecraft Building 에는 앞에서 말한 직접 만든 크래프트들과 농작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번에 둘째 아이네 프리스쿨에서 그린 그림도 걸려있다고 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가보았다. 근데 아직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어떻게 완성했을까 의아해했는데... 종이 가득 아이들의 손바닥이 찍혀있었다는.ㅎㅎㅎ

그중 하나가 우리 아이 손바닥이겠거니 하니 그림이 너무 멋져 보이는 건 내 기분 탓?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전시관을 나왔다.


KakaoTalk_20220930_125254449.jpg St. andrew's play school, 여기에 우리 딸내미 손바닥 있음

마지막으로 소방차와 앰뷸런스 관람을 끝으로 3시간의 대장정이 잘 마무리됐다. 나는 유모차를 가져가서 끌고 다녔는데 미처 준비하지 못한 엄마가 내가 왜 유모차를 안 가져왔을까 너무 힘들다며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래고 있다. 정말 캐나다는 어디를 놀러 가도 넓~~ 게 펼쳐져(?) 있기 때문에 주구장창 걸을 일이 많아 어린아이가 있을 경우엔 유모차는 필수일 듯싶다.

누군가 우리들의 필드트립을 멀리서 봤다면 엄마들과 아이들의 다정한 필드트립처럼 보였을 싶지만 실상은 3시간의 엄마들 체력 단령장 같았다고 말하는 게 맞을 듯... (3시간 못 채우고 이탈한 팀도 좀 있었던 건 안 비밀~)

참고로 우리가 이 도시에 살다 보니 거의 매년 이 마캄 페어 (Markham fair)에 온다. But 아쉽게도 프로그램들과 전시들이 매~~~~~우 동일하다는 ㅋㅋㅋㅋ 그래도 추천!!

캐나다는 겨울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즐겨야 하는 곳이기에... ^^


* Today's Song - Sunroof ( Nicky Youre, dazy)

#요즘 꽂힌 노래 #무한 반복해서 듣는 중 #드라이브할 때 강추!!


* Today's picture

KakaoTalk_20220929_162629026_15.jpg 회전 목 마 못 타서 속상한 딸내미, 다행히 포니타는 체험으로 마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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