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세일 Feb 19. 2024

영면

사람 이야기

몇 달 전, 새로 들어간 직장에서 만나 가까이 지내던 분이 있습니다. 어느 금요일 저녁 술 한잔 하자시는 걸 다른 일정이 있으니 월요일에 하자며 응하지 못했습니다. 월요일 10시쯤 경찰서에서 그분의 사망 소식을 전합니다. 마지막 술자리를 제게 요청하신 것인데 응하지 못했다는 자책에서 쉬 벗어나지 못하네요.

     

아주 작은 일에서 비롯된 파장이 좋은 어른이었던 두 분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결과가 너무 극단적이었기에 ‘아주 작은 일’은 입과 입을 건너며 점점 증폭되고 있습니다. ‘비리를 감추기 위한 타살설’까지 떠돌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성명에 무책임한 언론보도까지,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재생산되는지 몇 주 동안 온몸으로 겪습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이제 조금씩 놓아드려야겠습니다. 연이 짧아 그분의 삶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좋은 어른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악인론(惡人論)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