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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일 Dec 19. 2022

조고와 이사, 다시 혼란 속으로

역사 이야기

훗날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진시황이 되는 진(秦)왕 정이 외국 출신 관리를 추방하는 축객령을 내립니다. 이사가 ‘간축객서’를 올려 축객령의 부당함을 알리니 진왕이 철회합니다. 오늘날까지 명문으로 전해지는 간축객서의 한 문장이 아름답습니다.


태산은, 한 줌 흙도 거부하지 않기에 그 높이를 이루고,

바다는, 조그만 시냇물도 포용하기에 그 깊이를 이룬다.

왕은 한 명의 백성도 버리지 않아야 그 덕을 밝힐 수 있다.     


초나라 출신으로 진나라 승상의 자리에 오르는 이사, 전국시대를 통일하는 과정과 통일 진나라 통치제도를 완성한 핵심 인물이지만, 천년왕국을 꿈꾸던 진시황의 진나라가 통일 후 불과 10년 만에 몰락하는 과정의 중심에도 이사가 있습니다.


이사는 초나라 말단 관리로 시작해 순자의 문하에서 제왕학을 공부합니다. 이후 초를 떠나 강한 진나라에서 승상 여불위의 문객이 되고, 하급관리로 시작해 천하통일론으로 진왕에게 중용됩니다.


기원전 237년, 한나라 출신 관리가 진의 국력을 소모시킬 목적으로 운하 건설을 계획하는 사건이 일어나 진왕이 축객령을 공포합니다.


기원전 221년,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왕이 황제의 자리에 올라 시황제가 됩니다. 이사는 봉건제 대신 군현제를 제안해 관철시킵니다. 기원전 213년, 전국의 유생들이 봉건제 부활을 주장하자 진왕은 이사의 조언을 받아 역사, 의약, 복서(卜筮), 농경 이외의 모든 책을 불태우는 ‘분서’를, 이듬해에는 460여 명의 유생을 생매장하는 ‘갱유’를 일으키는데 두 사건을 ‘분서갱유’라 합니다.


기원전 210년, 시황제는 승상 이사, 환관 조고, 막내인 호해와 함께 전국 순행에 오릅니다. 순행 중 병에 걸린 시황제는 황태자 부소를 후계자로 정하고 50세의 나이로 죽습니다. 조고는 호해와 이사를 설득해 부소에게 자살하라는 거짓 황명을 전합니다. 부소의 자살로 이세황제가 된 호해는 조고와 이사에게 모든 정치를 맡기고 사치와 향락에 빠집니다.


기원전 208년, 조고는 이사의 아들이 반란을 일으킨 진승과 친분이 있고 초와 내통한다는 죄를 씌워 이사의 일족을 도륙 냅니다. 뛰어났지만 바르지 못했던 이사, 그로 인해 자신뿐 아니라 일족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기원전 209년, 진승의 반란을 시작으로 중국은 다시 혼란에 빠집니다. 전국시대의 통일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주검에 대한 보상은 진나라로 유지되는 평화입니다. 그러나 불과 10년이 지나 우리가 초한지로 잘 알고 있는 유방과 항우의 통일전쟁이 시작됩니다. 전국시대 통일과정의 수많은 주검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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