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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일 Jan 02. 2023

짝사랑은 어찌할꼬!

역사 이야기

송(宋)나라는 상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가 상나라 유민을 통합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나라입니다. 독특한 문화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작위가 공작이어서 제후국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합니다.


기원전 728년, 송나라 군주였던 송선공은 병이 들자 세자 여이 대신 동생인 화에게 군위를 전합니다. 화가 세 차례나 사양하다 군위에 올라 송목공이 됩니다. 송목공은 아들 풍 대신 조카 여이에게 군위를 물려주려 합니다. 그러나 대신들은 풍이 군위에 오르기를 바랍니다. 송목공은 송선공에 대한 보은 의지가 확고해 걸림돌이 되는 풍을 정나라로 보냅니다. 송목공이 병사하고 여이가 군위를 이어 송상공이 됩니다. 송상공은 풍을 미워해 두 차례나 정나라를 공격하지만 모두 실패합니다.


송상공 때 병권은 공부가가 쥐고 있습니다. 당시 태재였던 화독은 송상공과 공부가가 일으키는 전쟁이 불만입니다. 백성들의 원망도 컸기 때문에 화독은 두 군신을 죽이고 풍을 군위에 앉히려 합니다. 화독에게는 공부가를 죽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공부가의 처 위씨는 천하절색입니다. 화독이 수레를 타고 가는 위씨를 보고는 공부가를 죽이고 그녀를 차지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일이 있습니다.


화독이 사람을 풀어 공부가가 정나라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립니다. 백성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화독은 군중심리를 이용해 백성들의 분노가 공부가를 향해 폭발하도록 만듭니다. 성난 군중들이 공부가를 죽이자 화독은 위씨를 가마에 태우고 집으로 갑니다. 집에 도착한 화독이 가마를 열고 얻은 건 꿈에 그리던 여인의 자살한 주검입니다.


화독은 송상공마저 죽이고 풍을 데려와 군위에 앉힙니다. 화독이 재상이 됩니다. 화독의 말로도 좋지 않습니다. 오랜 권력을 누린 이후이지만, 또 다른 반정이 일어나 살해당합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랍니다.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위씨에 대한 화독의 감정도 사랑의 범주에 포함될까요? 그렇다면 유전자에 각인돼 본능이 지배하는 동물의 그것, 번식과 소유와 다를 게 없겠지요. 인간의 사랑은 동물의 그것과는 달리 ‘애틋하게 그립고 좋아하는 마음이 서로 교감하는 감정’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스토커가 자기 행동을 사랑으로 치장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범죄를 막을 수 있겠지요.


아! 짝사랑, 짝사랑은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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