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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일 Jan 27. 2023

의사결정과 데블스 애드버킷

선거 이야기


카톨릭 교회에서 유래된 ‘데블스 애드버킷(devil’s advocate)’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악마의 대변자’ 정도로 해석하지요. 로마교황청이 성인(Saint) 심사 때 조사자들이 ‘우호적 편견’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만든 직책입니다. ‘데블스 애드버킷’에 임명된 사람은 악마의 관점에서 심사 대상자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데블스 에드버킷 제도는 현대에도 의사결정과정의 위기관리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이 특정인에 의해 독단되는 것을 방지하고 집단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시스템이지요.


선거 캠프가 꾸려지면 그 순간부터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출마여부부터 시작해 PI, 주요 타킷 설정, 홍보전략, 공약, 조직 구성 및 운영 등 큰 줄기에서부터 지엽적인 부분까지 서로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선택들에 대해 낙선 후에야 땅을 치며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 대게의 경우 특정인의 독선이나 집단사고의 맹점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캠프 전략회의 때 “~하자!”는 다수의 주장에 대해 “~하면 안 돼!”라고 반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최초 주장자가 후보일 경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참모들에게 의무적으로 반대의견을 제시하게 한 뒤, 찬반의견을 취합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일종의 ‘데블스 애드버킷’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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