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세일 Feb 27. 2023

행복論

사람 이야기

행복에 발목 잡힌

행복한 자의 불행을 안다.

수치로 행복을 느끼는 자

행불행의 경계가 산술적인 자

수치로 확인하는 행복은

미각 잃은 노인이 홀로 레스토랑에 앉아

고가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마주하며

뇌로 이해하는 맛과 같은 것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만든

생화학적 만족을 미각으로 이해하는 것

도파민의 지속적 분비를 위해

익숙하지 않은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

하여, 새로운 자극을 찾아

고가의 행복을 미각 잃은 혀로 탐미하는 것

만족 불감증의 언저리에서

끝없이 자극해야 행복한 자의

불행을 안다.     


수치를 초월한

불행한 자의 행복을 안다.

객관적 불행을

주관적 행복으로 승화시킨 자

행복해야 한다는 자기암시가 만든

세포 속 DNA의 자기복제처럼

끝없이 증식된 행복

자극 없이 강요된 만족은

도파민의 부재를 낳고

우울증과 조현병을 만들지만

호르몬을 극복하고

초연하게 제어된 욕망

객관적 불행을

주관적 행복으로 승화시킨 자의

처연한 행복을 안다.     


행복하거나 혹은 불행하거나

작가의 이전글 졸라가 졸라 넘쳐나는 세상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