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세일 Mar 01. 2023

법이 정확하면 원한이 없다!

역사 이야기

사족부터 달자면 공자가 위나라 재상을 지냈다는 문헌은 제가 본 바로는 한비자가 유일합니다. 제가 많은 문헌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해서 여러 문헌을 찾아보았지만, 공자가 위나라 재상을 지냈다는 문헌은 보지 못했습니다. 이 잡문은 한비자와 인터넷을 참조해서 작성했습니다. 정황상 위영공이나 위출공 때이니 기원전 500년을 전후한 즈음의 이야기입니다.

     

공자가 위(衛)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자고라는 공자의 제자가 형벌을 담당하는 관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자고가 한 죄인에게 발을 자르는 형벌을 내린 일이 있었습니다. 발이 잘린 죄인은 이후에 마음을 고쳐 간수가 됩니다. 공자가 모함을 받아 위나라 군주가 공자를 잡아 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공자와 다른 제자들은 다 도망갔으나 자고는 이미 성문이 닫힌 뒤라 붙잡힐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발목 잘린 간수가 자고를 숨겨 목숨을 구해줍니다.

     

자고가 묻습니다. “내가 당신의 발을 자르는 형벌을 내렸으니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어찌하여 나를 살려주는가?” 간수가 답합니다. “내가 발이 잘린 것은 내 죄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당신은 법령을 세밀히 조사하며 나를 구제하려 노력했었습니다. 형벌을 확정할 때 당신의 표정은 어두웠습니다. 이는 나에 대한 인정 때문이 아니라 천성적으로 인애(仁愛)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호의에 보답할 수 있기를 바라왔습니다.”

     

후에 이 이야기를 들은 공자가 한 말입니다. “관리가 임무에 충실하면 덕을 쌓고 은혜를 베풀지만, 임무에 충실하지 않으면 원한을 맺게 된다. 관리란 법도를 공평하게 집행해야 한다.”

     

법이 공평하고 정의로우면 어느 국민인들 동의하지 않겠습니까? 버스기사 800원은 해고 사유가 되고, 뇌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퇴직금 50억 원은 무죄가 되는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국민의 짧은 분노가 아쉽습니다. 그러나 체념은 아닐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잣대로 죄를 재단하고 치죄한다면 쌓이고 쌓인 원한이 결국 비수가 되어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작가의 이전글 STP전략과 선거캠페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