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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일 Mar 09. 2023

캣츠, k-뮤지컬을 꿈꾸며

사람 이야기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계기로 가요보다는 클래식을 들으며 20, 30대를 보냈습니다. 덕후까지는 아니었지만, 용돈을 쪼개 cd 사는 게 한 즐거움이었지요. 결혼하고도 한동안 집에 tv를 두지 않았으니 국내 가요와 접할 기회가 없어 김광석, 김현식, 부활 등이 부른 주옥같은 노래 대부분은 뒤늦게 직장 동료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노래방에서 배웠습니다.     


한참 클래식에 빠져 있을 때 함께 듣던 장르가 뮤지컬입니다. 이 또한 깊이 있던 건 아니고 누구나 다 아는 유명 뮤지컬의 cd를 사고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 cd와 영상을 통해 수 없이 듣고 보던 뮤지컬 캣츠의 내한 공연 티켓 두 장을 지인이 보내주었습니다. 공연을 기다리는 20여 일을 고마움과 설렘 속에 보냈네요. 공연이 주는 즐거움의 절반은 기다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연은 160분의 런닝타임이 어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좋았습니다. 메모리를 현장에서 오리지널로 듣는 호사는 감동이었지요. 관객들과 교감하며 공연하는 노력도 신선했습니다. 그런데 오리지널 공연이라는 상징성 빼면, 국내 라이선스 공연이나 창작공연도 결코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서적 교감이나 배우들의 가창력, k-팝의 나라다운 군무의 역동성은 오히려 우리 무대에 더 강점이 있었습니다. 좋은 콘텐츠 창작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우리의 창작 뮤지컬이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점령하고 우리의 뮤지컬을 보기 위해 세계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k-뮤지컬 시대를 열 날이 머지않았다는 국뽕 섞인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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