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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섭 Jul 14. 2022

이번 식물은 꼭 살립시다

 연쇄살식마의 필수 앱 그루우! 사용후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못 본 사이에 저는 ‘식물 키우기'라는 취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식물의 파릇파릇함에 빠져 하나 두 개씩 사다 보니 벌써 7개의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한국인의 2명 중 1명은 이러한 반려식물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생각보다 식물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에요. 몇 차례 친구들을 먼 곳으로 보내다 보니 식물 키우기에 자신감도 줄고 ‘아 나는 식물과 맞지 않는 것 같다.', '식물은 린하게 키울 순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속상한 적도 많았어요. 요즘에 저 같은 사람을 살식마라고 부르더라고요. 저의 몇 없는 취미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구글링 결과, 식물처럼 파릇파릇한 앱 서비스를 발견했습니다. 식물 관리 필수 앱 그루우(Groo!)입니다.



그루우는 무슨 앱인가요?


그루우는 이번 연도 3월에 정식 론칭한 식물 관리 앱이에요. IT기술로 식물 키우기 장벽을 제거하여 누구나 식물 생활을 쉽게,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제가 그루우 앱을 다운로드하였던 이유도 앱 푸시 알림을 통해 물주기 날짜를 알려주는 기능 때문이에요. 이 뿐만 아니라 식물 키우기에 큰 도움을 주는 기능들이 많더라구요. 이해를 돕기 위해 그루우 앱의 기능들과 UXUI를 간단히 살펴볼게요.


1. 가드닝 스케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식물에 물 주기, 가지치기, 통풍, 분무, 환기, 영양제 주기 등 식물 관리에 필요한 일들을 스케줄로 안내해주는 기능이에요. 해당 날짜가 되면 알림으로도 알려줘서 까먹을 일이 없어요. 이 기능을 통해서 식물에게 통풍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 식물도감

간단한 검색을 통해 식물에 대한 정보와 관련 QnA, 스타일링 등 유익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에요. 관련 식물에 대한 QnA를 살펴보거나 전문가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함께 잘 크는 식물까지 추천해주는 섬세함까지 볼 수 있어요.


3. 커뮤니티

커뮤니티는 전문가에게 식물 이름을 물어보거나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이곳에서 식물의 상태를 물어보거나 자랑할 수 있어요. 만약 식물의 사진과 함께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그루우 운영자가 나타나 장문의 답변을 남겨줘요. 다른 분들의 사례를 읽고 저 또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앞으로 아픈 식물의 사진을 찍으면 어디가 아픈지 알려주는 AI 식물 진단 기능도 출시될 예정이라니 기대가 되네요. 어쩌면 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싶어요. 아프지마 애들아..


4. 그루우의 온보딩 프로세스


그루우의 온보딩 UXUI를 살펴보면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앱에 대한 매력성을 높여주고 있어요. 미니멀한 디자인과 유저친화적인 UX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바로 찾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놀랐던 것은 온보딩 내에 기대되는 기능에 대한 설문을 받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가입하는 모든 유저에게 신규 기능에 대한 선호를 물어보는 것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어요. 다만 세부 설명이 없어서 같은 기능이더라도 유저가 기대하는 모습은 다를 수도 있겠단 걱정이 들었어요.


이후 식물 등록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총 5가지의 뎁스로 이뤄져 있어요. 이 프로세스는 거의 대부분의 식물관리 앱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큰 차별성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하지만 식물 사진을 필수적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 저는 불편했어요. 식물을 등록하는 당시에 저는 외부에 있었기 때문에 식물 사진을 등록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앱 이탈이 발생하고 '아 다음에 하지 뭐'라는 생각에 다시 앱을 사용하기까지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식물 등록을 마무리하고 홈 화면으로 돌아갔을 때, 바로 해야할 일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름 긴 과정을 통해 식물을 등록했더니 스케줄이 다음주부터 시작되어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 칭찬하기' 등의 스케줄이 바로 생기고 실천했다는 인터렉션이 발생하면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



그루우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요?


식물 관리 스타트업인 팀 그루우는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을까요? 팀 그루우는 매년 한국인의 1/5인 1,072명이 식물 관리에 실패하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 문제의 원인은 집집마다 키우는 환경이 다르고 식물마다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루우 팀 권휘광 대표는 “지난 3년간 인스타그램 홈가드닝 콘텐츠 양은 3배가 늘었다. 반려식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잘 키우는 사람은 드물다.”며 “식물관리 전-중-후 과정을 Data로 수집하고 IT로 문제를 해결하여 글로벌 식물 집사의 소비 경험 개선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어요.


현재는 식물을 선택하는 기준이 ‘얼마나 이쁜가’, ‘집에 잘 어울리는가’에 집중되어 있어 보여요.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듯이 반려식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그루우 앱은 일상에서 꼭 필요한 앱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그루우 밖에 없을까요?


그루우의 예상 경쟁사 3곳

앱스토어를 찾아본 결과, Planta, Plantgram, 그린그린 앱이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어요. 이들 모두 물 주기 스케줄을 알려주는 것이 메인 피처예요. 그린그린과 Plantgram은 식물 키우는 것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의 특성이 강해요. 쉽게 이야기하면, 식물 전용 인스타그램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에 비해 Planta는 카메라로 식물을 찾아볼 수 있고 자택 내 조명을 측정해 식물에게 맞는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어요. 다른 앱과 달리 Planta는 구독 모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도 많은 경쟁사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해요. 이러한 높은 경쟁강도에서 그루우의 차별성은 무엇일까요? 저는 진정성 높은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고 보았어요.


음? 이미 ‘그린그린'과 ‘Plantgram’ 심지어 인스타그램도 식물로 소통하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데 차별성이 될 수 있을까요? 앞서 대부분의 앱들은 문제를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크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커뮤니티라 생각해요. 팀 그루우만이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식물 집사들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반려식물의 잎 끝부분이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 줄기가 쓰러지는 이유 등 초보 식물 집사가 물어보는 모든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을 남겨주고 있어요. 앱에 대한 건의사항도 적극적으로 경청하여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어요.



이런 매력적인 그루우 앱도 개선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이미 충분히 많은 식물 집사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앱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사실 이는 그루우 앱뿐만 아니라 시장의 모든 식물 관리 앱이 겪는 문제점이에요. 제가 총 4개의 앱을 이용해본 결과, 대부분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라고 안내를 해주었지만 식물이 그새 말라버렸거든요. 그래서 네이버를 통해 찾아보니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날씨가 더운 날은 이틀만에 흙이 바싹 마르기도 하더라구요.  ‘물 주기 스케줄을 믿었다간 내 식물 다 죽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앱에 대한 이용이 현저히 떨어졌어요. 사용 초반에 감동했던 푸시 알림도 어느새 불편해졌고요. 그리고 그루우 앱 내의 커뮤니티(단톡방)에서의 너무 많은 푸시 알림이 울려서 알림을 해제하게 되더라고요. 

식물 : 제발 물 좀 제때 줘...!


이와 함께 ‘식물 키우기'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빠르게 흥미를 잃어가는 것도 ‘식물 관리 앱'에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이번에 식물을 키우면서 무능감을 굉장히 많이 느꼈어요. 영양제를 구입하여 주기도 하고 통풍과 직사광선까지 신경을 썼지만 식물에 진드기, 뿌리파리 같은 해충이 생기면서 ‘나는 식물을 키우기에 재능이 없구나'하며 포기하고 싶은 생각에 새로운 식물을 구매하는 것에 망설여졌어요.


‘식물 관리 앱’ 4개를 이용하며 이러한 경험을 겪은 후 그루우 앱 이외의 앱은 다 지우게 되었어요. 그루우 앱만 아직도 이용하는 이유는 유저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어 하는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그루우 앱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갈지 한 명의 팬으로서 기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루우에게 궁금한 점


그루우 앱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익모델이 가장 궁금해요. 아직까지 그루우 앱의 수익모델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추측을 해보자면 초기에 충분한 유저를 모은 후에 수익화를 진행할 것 같아요. 팀 그루우의 투자 현황을 보면 적어도 1년 여 기간의 런웨이가 있을 걸로 예상돼요. 최근 투자 업계 분위기가 직접적인 매출을 내지 않으면 투자받기 어렵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많은 가설 검증을 통해 매력적인 수익모델을 실험해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가볍게 추측해보자면, 두 가지 전략이 떠올라요. 프리미엄 구독 모델과 커머스 모델입니다. 프리미엄 구독 모델은 이미 Planta 등의 앱이 사용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더 많은 기능(빛의 채광을 측정하여 식물의 위치 조정, 내 공간에 어울리는 식물 추천 등)을 구독료를 지불하여 사용하는 것이에요. 그루우 앱 또한 앞서 말한 AI 식물 진단 기능과 같이 AI 기술을 이용한 기능들을 구독료를 받고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커머스 모델은 ‘식물’이라는 카테고리에 집중한 ‘오늘의 집'이란 청사진을 기대해볼 수 있어요. 간단히 리서치한 결과 플렌테리어를 기반한 커머스 플랫폼이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식물 배송이라는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면 개인과 개인의 식물 거래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도 되네요.



글을 마무리하며


지금껏 ‘PM, PO 또는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일하면 좋을까’라는 주제로 글을 적다가 처음으로 프로덕트에 대한 간략한(글의 길이에 비해 깊이가 부족하여 간략한..) 리뷰를 작성해보았어요. 그루우 앱을 사용하며 크고 작은 감동을 느꼈기 때문에 꼭 샅샅이 해부해보고 싶어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팀 그루우의 파릇파릇한 따뜻함에 감동을 느꼈어요.


초반에 UXUI적으로 접근하여 앱을 해석하고 싶었지만 팀 그루우가 보는 방향성이 더욱 궁금해져 제멋대로 추측하다 글을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걱정이네요. 비록 제 부족한 글쓰기가 그루우 앱에 대한 매력을 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많은 분들께서 ‘식물 키우기'에 대한 재미를 더욱 쉽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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