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멈춤과 흐름 사이

시간은 관리보다, 마음의 정렬이 먼저다.

by 오석표

며칠 전, 출근길 지하철 역.
전광판 시간이 잠깐 멈췄다.
사람들은 동시에 휴대폰을 꺼냈고,
나도 따라 시간을 확인했다.
그 짧은 멈춤 사이에
오늘의 ‘시’를 생각했다—서두르던 마음이 먼저였구나.


시간은 모으는 것이 아니라 맞추는 일이다.
내가 세운 기준(『자』) 위에
무엇을 담을지(『컵』) 정리하려면
먼저 마음의 시계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하루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빼야 할 것도 있다.
여백이 없는 일정은
글자만 가득한 페이지처럼 숨이 차다.
오히려 비워 둔 5분이
하루를 곧게 세워 준다.


시간을 이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다만 시간을 맞춘 사람은 본 적이 있다.
급하지 않되 게으르지 않고,
밀어내지 않되 미루지 않는 사람.
그들의 하루는 분침보다 호흡에 가깝다.


오늘 나는 계획을 빼곡히 적기보다
한 순간을 온전히 맞이해 보기로 한다.
좋은 ‘시(詩)’가 여백과 호흡으로 완성되듯,
좋은 ‘시(時)’도 멈춤과 흐름 사이에서 완성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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