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의 무게

덜어낼 말과 남길 말의 윤리

by 오석표

아침 메신저 창을 열기 전,
단어 하나가 오늘의 톤을 정한다.


말은 남고, 마음을 데운다.
그래서 먼저 덜어내고, 그다음에 남긴다.


회의에서 바로 튀어나온 문장이
의도와 다르게 박힐 때가 있다.

그럴 땐 숨을 한 번 더 고르고
문장 속에서 ‘나’를 조금 빼 본다.

사실을 먼저, 감정은 한 박자 뒤에.
이 순서만 지켜도 상처의 각도가 완만해진다.


메모를 정갈하게 접어 건네는 손처럼
말에도 자세가 있다.

“빨리요” 대신 “가능하면 오늘 부탁드려요.”
같은 부탁이라도 온도는 다르다.


정확함 뒤에 온기를 더하자.
정답보다 태도가 먼저 도착하게.

사과가 필요할 땐 돌려 말하지 않는다.
“미안합니다, 제가 놓쳤습니다.”


단정한 한 줄이
해석을 줄이고 신뢰를 남긴다.

칭찬은 구체적으로,
지적은 짧고 조용하게.

잘한 이유를 한 가지 더 붙이면
그날의 자신감이 하루를 바꾼다.


감정이 올라올 때는 문장을 쓰고, 저장하고, 닫는다.

10분 뒤 다시 읽으면 핵심 두 문장만 남는다.


말을 줄이면 의미가 선명해진다.

퇴근길에 오늘 남긴 말들을 떠올린다.
불필요한 한마디가 떠오르면 내일의 첫 인사로 메운다.

“어제 고맙습니다.”
짧지만 관계를 복구하는 데 가장 빠른 말.


결국 말은 관계의 다리다.
다리를 건너는 건 내용이지만
다리를 버티게 하는 건 톤이다.


덜어낼 말은 덜어내고, 남길 말은 따뜻하게.
그게 내 언어의 윤리다.



#말의무게 #선택의윤리 #경청 #온기 #관계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손』 태도는 손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