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막혔을 땐, 한 수 쉬어도 괜찮다. 생각은 반드시 길을 찾는다.
“어쩌지… 수가 안 보여…”
한참을 노려보다가
결국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돌을 바둑판 옆에 툭 내려놓았다.
아무도 없는데도 왠지 쿵 하고 소리가 났다.
가끔 인생이 바둑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수많은 가능성, 예측 불가능한 변수,
그리고 무심한 한 수에 휘청이는 내 계획.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나는 늘 ‘한 수 늦은 사람’ 같았다.
어느 날,
바둑을 정말 잘 둔다는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는 수가 막히면 어떻게 해요?
그냥 아무 데나 두고 보세요?
아니면 던지세요?”
선배는 나를 바라보다가,
웃으며 딱 한 마디를 했다.
“그럴 땐… 한 수 쉰다.”
나는 그게 말장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알겠다.
‘쉼’도 하나의 수라는 것을.
달리다가 멈추는 것도,
포기 대신 돌아보는 것도,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는 것도,
모두 바둑판 위의 정직한 수였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자주,
‘생각 없이 두는 수’에
자존심을 실고,
패배의 책임을 운에 돌린다.
하지만 진짜 바둑꾼은
위기의 순간일수록 더 깊이 생각한다.
묘수, 호수, 아니면 그냥 악수라도,
생각해서 둔다.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 답이 안 보여도 괜찮다.
내가 못 찾은 수는, 아직 남아 있을 뿐이다.
지금 당신이 고민 끝에 멈춘 그 자리가,
어쩌면 인생의 반전이 될지도 모른다.
바둑이 그랬듯,
수는 결국, 생각 끝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