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흘러간 시간, 잊히지 않는 이름

“상처를 남긴 말이 아니라, 기억을 안은 시간이기를.”

by 오석표

‘년’이라는 글자는 오래도록 무겁고 날카로운 말로 남아 있다.
누군가를 깎아내릴 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 때,
우리는 너무 쉽게 이 한 글자를 뱉곤 했다.


그 말은 뾰족하다.
여자를 낮추는 말로 쓰였고,
때론 사람 자체를 모욕하는 말이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군가의 이름을 지우고, 존재를 비웃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본다.
‘년’은 본디 해(年)를 뜻하는 말이었다.
시간의 단위였고,
계절을 품은 말이었다.


그 말 안엔
어머니의 시간,
누이의 아픔,
사랑의 흔적이 담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년’이라는 말이 혐오가 아닌 기억의 말이었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을 것이다.
눈물도, 미소도, 함께 한 시간도.


그토록 매정하게 불렸던 그 ‘년’은
사실,
우리 곁에 있던 사람의 다른 이름이었다.


나를 지켜주던 년,
나를 웃게 하던 년,
나를 떠난 년…
그리고
지금도 마음 한 켠에 살아 있는 그 년.


결국,
그 말은 누군가의 ‘시간’이고,
내가 지나온 ‘해’이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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