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마음으로 묵묵히 살아낸 사람

“형이라는 울타리는 언제나 든든했다.”

by 오석표
형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마음 한켠을 뜨겁게 만든다.
어릴 적부터 든든한 존재였던 나의 형들.
이제는 내가 형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조용히 인사를 전하고 싶다.


형은 늘 나보다 조금 더 앞에 있었다.
먼저 세상을 살아냈고,
먼저 책임을 알았으며,
먼저 어른이 되어갔다.


어릴 적 내게 형은
높은 산 같았다.
말없이 듬직했고,
늘 한 걸음 앞에서 길을 내줬다.
나에게 세상은 처음이었지만
형에게는 이미 지나온 풍경이었으니까.


삶은 형에게도 쉬운 길만은 아니었다.
예기치 못한 일들,
혼자의 시간들,
지켜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었고
그 모든 걸 담담히 감내해왔다.


그래도 형은
어느새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냈고,
그 자식들이 다시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손자손녀들까지 사랑으로 감싸고 있다.


둘째 형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자식들이 제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걸 지켜보며
조용히 웃는 그 모습이
나는 참 좋다.


어릴 적 나는 꿈꿨다.
돈을 많이 벌어
형제들이 함께 사는 타운하우스를 지어
가까이 살면서
함께 밥도 먹고, 웃고 떠들며
그렇게 늙어가고 싶다고.


현실은 다르지만,
형제들이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모습만으로도
이젠 감사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온 세월이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명절이나 휴가철이면,
우리는 한 자리에 모인다.
자식과 손주들까지 함께 모이면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식구들이
정원 가득 웃음꽃을 피운다.
함께 구운 고기,
함께 마신 술 한 잔,
그 모든 순간이
형제라는 울타리 안에 피어나는 작은 기적 같다.


그래서 오늘도 말하고 싶다.
“형들아, 고맙고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우리, 지금처럼만 잘 살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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