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그리움이 눌러 빚은 기억

“그 떡에는 어머니의 기도와 계절이 함께 들어 있었다.”

by 오석표

오늘 저녁,
입안에 떡을 한입 넣는 순간
문득 오래전 그리운 냄새가 떠올랐다.


어머니의 떡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열네 살 되던 해,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
그로부터 벌써 마흔 네 해가 흘렀다.


하지만 지금도 생생하다.
부엌 한켠,
맷돌 돌리는 소리,
찜기에서 김이 올라오던 그 순간들.


우리 8남매를 위해
정성껏 찹쌀을 불리고,
밤을 까고, 콩을 넣고, 깨를 볶던 어머니의 손.


그리고 떡을 찔 때면
항상 정안수를 떠다 놓고
굴방에 가서 조용히 기도하셨다.
그 떡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자식의 건강과 삶을 위한 기도 덩어리였다는 걸
나는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떡은
달지도 않고,
모양도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안엔 기도와 계절과 사랑이 함께 들어 있었다.


떡 한 조각을 넘기며
어머니의 손길이,
기도하던 뒷모습이,
그 떡을 받아 들고 웃던 어린 내 모습이
차례로 떠오른다.


그리고 오늘,
어머니의 제사를 앞두고
나는 다시 그 떡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어머니는 떠나셨지만
그 떡처럼,
기도처럼,
지금도 내 안에 고요히 남아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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