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앞으로 가기 위해 돌아보는 것

“뒤를 본다는 건, 더 나은 방향을 위해 멈추는 지혜다.”

by 오석표

오늘은 딸과 함게 운전 연습을 하였다.
딸이 물었다.
“아빠, 룸미러랑 사이드미러는 왜 자꾸 봐야 해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뒤를 보려는 게 아니라, 앞으로 더 잘 가기 위해서란다.”


순간, 그 말이 내게도 되돌아왔다.
우리가 뒤를 보는 이유는,
되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이기 때문이다.


살면서도 그렇다.
역사를 배우고,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거나 감사하는 일들도—
결국은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종종
“뒤가 구리다”는 말을 쓴다.
숨기고 싶은 과거,
감추고 싶은 흔적,
부끄러운 자취가 남겨졌다는 뜻이다.

요즘처럼 큰소리치는 사람들 중에
정작 ‘뒤가 구린’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자신의 흔적에 떳떳하지 못한 사람은
뒤를 맡길 사람도,
뒤를 지켜줄 사람도 없다.


반대로
“뒤를 부탁해.”
라는 말은,
오직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건넬 수 있는 말이다.
내가 떠난 자리를 잘 지켜줄 사람,
내가 놓친 것을 채워줄 사람.


그리고 우리는 자주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큰 소리로 가르치지 않아도,
뒤에서 묵묵히 살아낸 그들의 삶이
우리의 기준이 되고, 방향이 된다.


결국,

뒤란 건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삶의 증거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따라가고 싶은 길이 된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한 걸음 내딛기 전에
잠시 멈춰서 뒤를 돌아본다.
잘 걸어왔는지,
지울 수 없는 발자국이 남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방향이
내가 원하는 삶의 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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