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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규 Oct 01. 2021

'라이킷', ' like it', '좋아요'

언어 순화가 필요하다

10월 1일 브런치 작가가 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다음에서 하는 인기 있는 블로그여서 가입한 뒤 바로 승인이 되어 기뻤다.


그래서 신청 당시 저장했던 글 몇 편을 올렸다. 그리고 나서 바로 알림 신호가 나더니 "000님이 라이킷했습니다"라는 글이 떴다. 그 밑엔 내가 올린 글의 제목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라이킷'이 무슨 뜻인 줄 알 길이 없었다. 한창 유행에 밝을 나이인 딸에게 물어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뭔가 내 글에 관심이 있는 표시겠구나 하는 짐작을 했지만, 글 뜻이 확 안 들어오니 답답하고 불편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영어로 '라이크 잇 like it'을 이어 발음한 것 같았다.


  한국에서 한국말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젠 불편하기보다 불쾌했다. 그냥 시중에서 흔히 쓰는 말로 '좋아요'로 쓰면 될 것을 이런 식의 영어로 쓴다고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러고 보니 브런치라는 제목도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과 점심을 몰아서 먹는 식사를 브런치라고 하니까 이것은 그래도 이해하기가 훨씬 낫다.


외국에도 살아보고 글을 써봐서 용어에 관해 좀 깊이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자기 나라 말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급적이면 외래어를 바로 쓰지 말고, 우리 개념어로 만들어 쓰는 것이 진정한 국력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우리가 일본과 경제력 등 여러 면에서 많이 따라왔고 일부 추월한 분야도 있다고 으시대지만, 역시 학문의 개념어는 압도적으로 일본이 메이지유신 때 만든 용어를 빌려쓰고 있다. 이러니 생각도 학문도 아직 그들이 만든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자성한다.


이 김에 '초보 작가'로서 한 가지 제안한다. '라이킷'이란 국적 불명의 말을 '좋아요'라고 바꿔부르자. '라이킷'이 '그것을 좋아한다'는 뜻일 터인데, 여기에 '라이킷했다'고 동사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더욱 후지다. 브런치 운영진의 용어 개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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