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끝낸 '외교관과 청년들의 대화'에서 얻은 것.

청년외교상담소, 이재명 후보의 외교특보단

by 오태규
-6289306966325047718_1211.jpg?type=w580 순천에서 1월 20일 열린 청년외교상담소 행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직속 외교특보단(단장 박노벽 전 러시아 대사)이 1월 20일 전남 순천 신협 본점 대회의실에서 전남지역 청년외교상담소 행사를 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서울을 시작으로 출발한 전국 순회 행사가, 대전(1월 6일), 전주(1월 13일)을 거쳐 이날 행사로 전반전을 마쳤다. 설 명절 이후에는 대구(2월 8일), 창원(2월 10일), 부산(2월 17일)에서 후반전 행사를 할 계획이다.

외교특보단의 '찾아가는 청년외교상담소' 전국 순회 행사 계획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해외에서 활동하려는 청년들은 많지만 이들이 정보나 조언을 얻을 기회는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여러 나라의 외교 현장과 다양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대사와 총영사들이 취업, 연수 등 해외 활동과 관련한 정보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 청년들에게 현장 경험과 조언을 전해주고, 청년들의 고충을 듣고 정책에도 반영하자는 것이 취지였다. 더불어 요즘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하면서 파악하자는 뜻도 있었다.

순회 행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청년들을 모집하는 것이었다. 특보단 소속 대사 등이 대개 해외에 오래 근무했던 사람들이어서 지방에 네트워크가 약한데다 대학이 방학 중이어서 참가자를 모으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궁하면 통하게 돼 있듯이 각자 열심히 지인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부족하면 지역의 당 관계자들의 도움도 받으며 행사를 꾸려갔다. 이런 노력 끝에 매번 20~30명의 청년들이 참석해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전반전 행사를 마치면서 되돌아보니 얻은 것이 꽤 있었다.

우선 지방 학생들의 소외감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게 됐다. 대전, 전주, 순천에서 만난 지방 청년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방에 대한 배려, 가난한 사람에 대한 배려를 주문했다. 해외 활동과 관련한 정보나 자원이 모두 서울 중심으로 되어 있다면서 지방에서도 원할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인원 선발과 자금 면에서 지방의 청년에게 인센티브를 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요즘 청년들은 취약자에 대한 배려보다 '실력주의' '능력주의'를 가장 중시한다는 게 보편적인 인식인데, 지방 청년들을 만나 보니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서울 중심 탈피-지역의 배려' '서울과 지방의 균형' '빈부 격차에 따른 기회 격차의 조정'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었다. 청년이라고 다 생각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 서울과 지방, 빈부 차이에 따라 생각이 다르고 문제의식도 다르다는 것을 현장 대화를 통해 확인했다.

둘째, 지역언론들의 외교특보단 지방 순회 행사에 관한 높은 관심이다. 행사를 하는 지역마다 많으면 두 자리수, 적어도 대여섯 곳의 보도기관이 행사와 관련한 기사를 다뤄주었다. 선거철이라 다른 행사도 많이 열릴 터인데도 특보단 행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다뤄주는 것을 보고, 두 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평소에 잘 만나기 어려운 전직 대사들이 10여명이나 한꺼번에 지역을 방문해 청년들과 행사를 한 적이 없다는 희소성에 관한 관심일 것이다. 둘은 지역도 국제화 시대를 맞아 국제 문제, 해외 활동에 관심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런 두 가지가 더해지면서 지역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고, 많은 보도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외교'와 대비되는 '내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기회가 됐다. 지금은 외교를 잘 하려면 내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인데, 이번 '외교관들과 지방 청년들의 대화'는 내교의 중요성을 실천적으로 확인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외교와 관련한 사안도 담당자들이 이해 관계자들이 있는 현장으로 찾아가 성심성의껏 얘기를 듣고 대화를 하면 훨씬 부드럽게 문제를 풀어갈 수 있겠다는 것을 이번 활동을 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외교특보단이 이제까지 네 차례 실시한 '청년외교상담소' 행사를 중간평가하자면, 참가한 학생뿐 아니라 외교관도 상호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얻고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일련의 행사를 통해 파악한 해외 취업 등 글로벌 활동과 관련한 청년들의 요구사항은 외교특보단 차원에서 정리해 정책 제언을 할 생각이다. 현장에서 농밀한 대화를 통해 걷어올린 목소리인 만큼 많은 청년들, 특히 소외감을 많이 느끼는 지방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으로 가시화되길 바란다.

-6289306966325047720_1211.jpg?type=w580 1월 20일 순천 청년외교상담소 행사에서 청년들과 외교관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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