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감염자수, 오미크론
일본의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번 감염자 급증을 '제6파'라고 부른다. 1월 22일, 일본의 코로나 감염자 수가 처음으로 5만명을 돌파해 5만4576명(오후 8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도, 도쿄도가 1만1227명으로 첫 1만명대 감염자 수를 기록했다. 오사카부 역시 7375명으로 최대 신기록을 쓰는 등,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30개 도부현에서 최대 감염자 수를 냈다.
일본의 제6파 코로나 감염은 지난해 11월에 전국에서 150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급증이다. PCR 검사가 유료에서 무료로 바뀌어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오미크론의 급확산하면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미크론 확산은 미군기지가 있는 오키나와, 히로시마, 야마구치현에서부터 시작됐으나 최근 전국적인 확산 상황을 보면 반드시 미군기지가 진원지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2%도 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낮은 3차 백신 접종률 때문에 오미크론의 급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하루 6천명~7천명 선에서 감염자 수가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5차 대유행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감염 유행이 6번째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가 감염 폭증의 봉우리가 1회 적은 것은 그동안 우리가 대책을 잘 세워 억제를 효과적으로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두 나라의 감염 추세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 비(대략 1대 2.1)를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일본의 감염자 수가 한국보다 많기는 하다. 이번의 경우 우리나라가 한 달 정도 빨리 감염 증가가 시작됐고 일본에서 추종하는 식으로 감염 폭발이 일어났다.
내가 우리나라와 일본의 코로나 감염자 수 등 추세를 비교하는 것은, 어느 나라의 대책의 우열을 따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상대국의 동향을 보면서 효과적인 대응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와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코로나에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 모범국에 속한다. 국민들의 위생 관념이 뛰어나고, 국가의 정책을 비교적 잘 따르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감염자 폭발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감염자 수가 더욱 크게 늘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동향을 보면서 각 주체들이 미리 대비 태세를 갗춰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방역 태세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국민들도 크게 놀랄 것 없이 이제까지 해온 대로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나갈 필요가 있다. 언론은 두 나라 사이의 감염자 수의 과다에 따라 비판과 칭찬의 롤러코스터 보도를 지양하고, 코로나 약자의 지원책과 코로나 이후의 대책 마련 등에 초점을 두는 보도에 힘쓰면 좋겠다.
오미크론의 확산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감염자 수는 폭증하지만 치명률은 낮다는 보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만 봐도 수만명의 감염자가 나오는 속에서도 사망자는 두 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제3차 백신 접종률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일본에 견줘 오미크론 확산을 저지할 방파제가 잘 정비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성이 높을수록 감염력이 낮고 독성이 낮을수록 감염력이 강한' 것이 바이러스의 속성이라고 하니, 오미크론의 발호=코로나 펜데믹의 종식'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자 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마지막 종식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2년여 동안 코로나 시대를 겪다 보니, 코로나와 싸움은 상대를 죽여야 하는 전쟁과 달리 상대를 어르고 달래며 함께 살도록 유도하는 인내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