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적의 난, 왕후장상, 계급장, 시민기자
백수 생활 1년 8개월 만에 가장 기쁜 소식 중 하나입니다. 제가 <오마이뉴스> '2022년 하반기 올해의 뉴스 게릴라' 로 꼽혔습니다. 쑥스럽지만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저의 수상 소감입니다.
"오마이뉴스 관계자로부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한겨레>에서 논설위원실장까지 지낸 사람이 평범한 시민기자들이 받아야 할 몫을 빼앗는 것 아닌가 하는 교만함이나 우월감의 발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기쁘다'는 생각이 앞의 생각을 밀어냈습니다. 사실 제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것은 누가 권유해서가 아니라,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계급장 떼고 쓰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이번 상은 그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기쁩니다.
고려 시대의 노비 만적이 난을 일으키면서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느냐'고 외쳤다고 합니다. 저는 이 상을 받으면서 '우리는 지금 기자의 씨가 따로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외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