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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규 Jun 05. 2023

'언론자유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과 대안

언론자유의 역설, 저널리즘의 딜레마, 언론정보학회

신의 자유를 절제하여 시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인가, 반대로 시민의 자유를 희생시켜서 자신만의 선택적 자유를 구가할 것인가? 나의 영리를 줄이면 시민의 권익이 늘고, 자본 아래의 생존을 선택하면 민주주의가 죽는다. 그것이 현재의 저널리즘이 마주하고 있는 질 나쁜 딜레마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건 길게는 수백 년, 짧게는 수십 년에 걸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이를 풀려고 애쓰기보다 칼을 들어 끊어버렸다. 그런 방식으로라도 이 역설을 해소하고 딜레마를 타파하지 못하면, 결국 남은 그 길은 타르타로스의 연못을 지나 지옥의 불구덩이로 이어져 있을 뿐이다."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원인 다섯 명의 필자는 2021년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징벌적 손해배상' 논란을 계기로 민주주의가 진전될수록 오히려 반민주주의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언론자유의 역설에 대해, 그로 인한 저널리즘의 딜레마적 조건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 제기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언론학자들의 학문적 공동작업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학계의 소수보다는 시민을 향하여, 기득권으로 뭉친 세상의 중심보다는 변방으로 밀려나버린 분산된 다중 주체를 향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윤석열 정권의 반민주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따끈따끈한 내용도 들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매우 충실한 학술적 내용이 담겨 있다. 언론자유, 자유주의, 저널리즘의 논리와 역사, 그리고 개선 방향에 관해 깊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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