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고르바초프, 러시아 속담
흔히 전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명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은 러시아 속담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19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과 중거리 핵 전력(INF) 폐기협정을 맺을 때 쓰면서 유명해졌다. 레이건이 이 협정을 논의하면서 협정의 검증 강화 절차를 주장하자, 고르바초프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이에 레이건이 이 러시아 속담을 꺼내들며 검증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소련 출신의 미국 학자(러시아 역사) 수잔 메시는 레이건에게 러시아 사람들이 속담을 좋아한다면서 고르바초프와 회담 때 이 속담을 사용할 것을 조언했다. 이 속담은 이후 레이건의 대표 어록처럼 굳어졌다.
'신뢰하되 검증하라'라는 말은, 회담뿐 아니라 언론 보도에도 유효하다. 참패로 끝난 2030 엑스포 유치전을 보도하면서 마치 역전 승리를 눈앞에 둔 거처럼 보도한 한국의 언론도 이 속담의 뜻을 잘 따랐다면 이런 오보 소동을 낳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정부 또는 재계 관계자들의 과장된 말만 믿고 검증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