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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태규 Jul 31. 2024

이진숙의 방통위원장 임명, 윤 정권의 명줄을 단축할 뿐

언론비상시국회의, 성명, 류희림, 고영방송 파괴, 방심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자동차 면허에 비유하면, 난폭 운전, 음주 운전 상습범이라고 할 수 있는 이진숙을 기어코 가장 고도의 윤리와 공정성로 무장되어 있어야 할 방송통신위원장에 내리꽂았습니다. 막무가내도 이런 막무가내가 없습니다. 


중견 언론인 모임인 언론비상시국회의가 임명하자마자, 비판성명을 냈습니다. 방송통신심위위를 방송통신 검열위로 둔갑시킨 류희림의 방심위 위원장 재선임 건과 함께 묶어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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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류희림’ 앞세운 공영방송 파괴 기도, 정권 명줄을 단축할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어코 이진숙 씨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며칠 전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류희림 씨를 대통령 뜻에 따라 위원장으로 재선임했다. 두 사람 다 언론계의 격렬한 거부와 압도적 반대 민의를 무시하고 오로지 방송 장악을 위해 밀어붙인 오기의 인사다.


이진숙 씨는 사흘 동안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독립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통위원장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임을 스스로 보여줬다. 5·18민주화운동과 세월호·이태원 참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 문화계를 갈라쳐 진보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편향된 자세에서 보듯이, 그의 가치관·역사관은 극도로 파당적이고 편파적이다. 그가 입에 담은 ‘사회적 흉기’라는 말을 되돌려줘야 할 판이다. 


문화방송 간부로 있을 때 특급호텔과 골프장, 동네 빵집·음식점 등에서 긁어 댄 법인카드 사용 실태와 여론조작 의혹은, 공인은커녕 보통 시민의 자격에도 미달하는 공직 부적격자임을 스스로 확인해 줬다. 


한편에선 10만4000원의 식사비를 법인카드로 냈다는 혐의로 300만 원 벌금을 구형받았는데 이씨가 법인카드를 이런 식으로 억대나 쓰고도 장관급 공직을 꿰찬 건 윤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이 공염불에 지나지 않음을 웅변한다. 


류희림 씨도, 공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점에서 이 씨와 난형난제다. ‘김만배-신학림 녹취’ 보도와 관련해 가족을 동원, ‘청부 심의’를 한 것만으로도 그는 방심위 역사에 지울 길 없는 오점을 남겼다. 위원장으로 재직한 10개월여 동안 그가 한 일이라고는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앞장서 틀어막은 것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마디로 방송통신심의위를 ‘방송통신검열위’로 변질시킨 주범이다.


대통령이 이들 두 사람을 각각 방통위와 방심위의 수장으로 내려보낸 의도는 자명하다. 제국주의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벌이면서 전쟁사령부인 대본영의 발표만 받아쓰도록 언론에 강제한 것처럼, 모든 방송을 ‘한국판 대본영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빅브라더의 입맛에 맞춰 진실을 조작하는 진실부처럼, 두 기구의 미션이 윤석열이 원하는 대로 공영방송을 무너뜨리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윤 대통령은 4월 총선 패배 뒤 “국민께 죄송하다”며 “저부터 소통을 더 많이, 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고도 석 달여 만에 최악의 자격 미달자들을 방통위와 방심위에 내리꽂았다. 한 마디로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짓이다. 민심을 거스르는 권력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143만 명이 넘는 주권자가 참여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으로 그는 이미 정서적으로 탄핵 당했다고 할 수 있다. 평생 언론인을 자임하는 우리는 깨어 있는 시민과 함께 정권의 공영방송 파괴 기도에 맞서 적극 투쟁할 것이다.        


                            2024년 7월 31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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