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용, 철학자, 악의 평범성, 사유, 도구적 이성, 계산
"사고(생각)하지 않으면 누구나 악마가 된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쓴 <빛의 혁명과 반혁명 사이>라는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독일 출신의 철학자 안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풀어놓은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렌트는 나치의 친위대 장교로 유대인의 조직적 학살을 지휘한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면서 평범한 가장인 그가 그런 죄를 범한 것은, 원래 인간이 악해서가 아니라 사유, 즉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반성하고 사유하는 비판적 이성을 사용하지 않고 이해관계를 계산하는 도구적 이성만을 사용한 데서 나온 범죄라는 말입니다.
저는 박 교수의 '사고하지 않으며 누구나 악마가 된다'라는 표현을 보면서, 바로 21대 대선의 마지막 토론 때 한 이준석의 여성 혐오 발언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여성 혐오 발언을 비판적으로 사유하지 않고, 단지 그런 발언이 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계산만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준석은 '한국의 아이히만'입니다.